봄님 소식에/은파
한없이 작아지고
헐벗고 움츠렸던 심연
하늬바람 결 사이사이
찬란한 햇살 모아 모아
눈웃음치며 오시나
한겨울 산기슭기
꽁꽁 얼었던 시냇가와
강줄기에 봄님이 오시니
산마다 연둣빛 치마 입고
분홍 저고리 입었구려
어제 간 내 그대여
어깨에 은빛 날개 달아
하늘 너울 쓰고 가셨지만
꿈속에라도 한 번 만나길
간절한 맘 아시는가
봄이 오면 산마다
들에 아지랑이 필 때면
임을 부르려 꽃단장하여
날 보러 오라 부르는 소리
그대 듣고 계시는 가
내 정령 그대에게
묻는 싶어 봄 마중 가는
봄이라는 걸 아시는 지를
자꾸만 야속한 마음으로
그대에게 묻는 봄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