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조회 수 1705 추천 수 1 2016.11.04 02:29:33

회상


                                                                                       은파


세상이 다 자기 것 같아 흥겹다고 

한층 뽐내고 휘파람 불며 당당했네 


어느 날 갈맷빛 숲의 해거름 뒤에 

우람한 잎사귀에 작열하는 빛으로 

붉게 피는 것 보고 황홀에 취하여 

눈을 떠 보니 핍진한 가지 끝이네 

그렇게 호탕했던 패기 어디 갔는지 


허나 분명한 것은 비록 나뭇가지 

앙상한 가지로 헐벗고 있지만은 

휴식의 미학 속에 봄을 기다리네 

갈맷빛 숲 아무리 아름다웠으나 

지나고 보니 그게 전부 아니었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눈꺼풀 벗겨져서 세상 바로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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