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대기실에서 /은파 오애숙
기다린다는 것은 몸도 마음도 모두 지치게 합니다
혹 어떤 이는 여행의 즐거움도 잊어버린 채 사윈 하현달이고 어떤 이는 여행 간다는 즐거움과 기쁨에 뽀이얀 보름달입니다
혹 어떤 이는 보내는 애잔함으로 인생의 가을비에 젖어 슬퍼하나 어떤 이는 배웅 속에 기쁨과 환호로 휘날리는 상반 된 심연입니다.
여행을 떠나는 이나 즐기고 가는 이나 모두는 목적지가 있어 볼 일을 위해 가거나 왔던 곳으로 다시 되돌아 가야 합니다
우리네 삶을 뒤 돌아보니 늘 기다려 주었던 사람이 있었고 누군가 기다리고 뭔가 기다리는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네 인생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희로애락 물결치는 길고 긴 여행 속에 늘 그림자처럼 기다림이라는 꼬리표가 쫓아다닙니다
그 여행 중 일초를 더 못 기다리거나 혹은 기다림의 달인 되어 백팔십도 바뀐 역사의 수레바퀴로 슬픔이나 기쁨의 화관 씁니다
인생사 만나는 휘엉돌이의 여울목 만나 눈썹 적시는 슬픔과 괴롬 그 늪 속이라도 내 님의 그 사랑 알아 승화된다면 평화 얻습니다
기다리는 건 지치나 그님으로 달인 돼요 오색 무지개 날개 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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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회장님께서 9월 21일 문협일로 한국에 가신다.
안부 카톡 속에 보내 온 공항의 대기실의 모습에
과거에 공항에 갔었던 기억을 되새김질하며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