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피어나는 향그럼/은파

조회 수 14 추천 수 0 2021.11.05 16:40:40

늦 가을에 피어나는 향그럼/은파

 

가을 길섶

가슴으로 살짝쿵 

입맞춤하며 스미는

이 알듯 말듯한 향그럼

훅하고 스미어 들고 있다

 

가을 길섶이

한 편의 영화 보듯

가슴 촉촉하게 휘날려

콧등의 향그럼 이끄는 대로

발 닿는대로 한걸음씩 내딛는다 

 

휘도라 보는

인생의 서녘이다

꽃바람 스미던 때가

엊그제처럼 휘날리는

파노라마 뭘 의미하는가

 

바람결 따라

민들레 홀씨 하나

가을인데 날아간다

이리저리 안착 못하고

하얀 소행성이 되어 떠돈다

 

악착 같이 

불모지 뿌리 박고

군무 일군 한얼의 정기

우리네 한많은 선조의 삶

가슴으로 휘날려 오고 있다

 

산등성 보인다

또다시 호젖이 걷다

구름이 머무는 언덕에

잠시 걸터 앉아 한 박자 쉬고 ​

쉬엄쉬엄 잰걸음으로 걸어간다

 

훅,하고

강언저리마다

구절초 향으로 가득차

온누리에 하이얀 안개와

버무려 지는 가을이 쓸쓸하다

 

그 마디 마디

뼛속 깊은 아련함

따사로운 어머니 얼굴

가슴에 아른 거리고 있어

오늘 따라 그리움 일렁거린다

 

이젠 추억도

하이얀 안개 덮여

달무리 속에 하얀미소

쓸쓸하게 네게 건네고 있어

무엇을 내게 말하고 있는 건가

 

얘기 보따기

강줄기 속에 하나씩

털어 놓고 주고니 받거니

오늘 따라 내 그대와 손잡고

하이얀 밤을 지새우고 싶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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