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의 단상

조회 수 38 추천 수 0 2022.04.17 22:02:07

어린 날의 단상/은파 오애숙

 


한 때 사랑나무 열였지

마당에 감나무와 대추나무 
때가 되면 가슴에 추억의 물결 
심연에 일렁여 피어난다

 

단감이 익기도 전인데

먹고 싶다고 따 달라고 해

긴 장대를 들고 따다가 큰아들

눈퉁이 밤퉁이 될 뻔 했지

그리움, 덕수궁 돌담처럼
행복 바이러스 심연 펌프질하듯
새록새록 하하호호 물결들이 
그리움으로 휘날리는데

아이들 어린나이였던 탓
희뿌연 안개와 같은 것이었나
아련한 추억들 동상이몽 되어서
싸릿문 밖 외톨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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