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가슴에 피어나는 그곳

수필 조회 수 4159 추천 수 4 2015.04.09 16:26:20

수필 오롯이 가슴에 피어나는 그곳

 

그리움이 나부끼는 흑산도

                                                                                                                                                              

 

   그리움이 마음 열고 오롯이 피어난다도는 기억이 연한 파문돌이로 가슴에 인다봄처녀처럼 고국 행에 몸 싣고 싶어 마음이 설레인것이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족쇄가 나의 발을 묶었다.

  

   한 발 뒷걸음 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여행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 순위는 흑산도다. 젊은 날 한 때의 추억이 묻혀있기 때문이다.  흑산도는 내게 많은 추억을 준 곳이다. 푸른빛이 너무 진하여 검게 보인다고 흑산도라고 한다. 하지만 가서 본 흑산도는 해맑은 초록빛 바다였다. 20년 전 그곳의 전경은 도로가 지금처럼 매끄럽지 않았었다. 비포장도로여서 울퉁불퉁 시골길을 올라가듯 산허리를 굽이굽이 회돌고 돌아서 올라갔던 기억이다.

 

  20여 년 전이지만  아슴아슴 떠오르는 옛 추억들이 가슴에서 메아리 치고 있다. 그곳의 아이들 특징은 보통 때도 새벽예배에 참석한다고 했다. 신앙이 얼마나 좋으면 잠에 곯아떨어질 새벽녘에 아이들이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는가 생각되었다. 하지만 지금 분석해 보니. 섬이라 전기를 아끼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어갔고. 자연스럽게 동틀 무렵, 잠에서 깨어난다고 생각되었다. 전기는 들어오나, 전파가 잘 안 잡혀 TV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 싶다.

  

   흑산도는 국제항구이다목포항에서 중국 방향으로 97Km 거리에 있고. 11개 유인도와 89개 무인도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풍랑주의보가 내리면 파도 높이가 3~4m씩 일어 뱃길이 묶이는데, 이때 일본어선, 중국어선 할 것 없이 모든 선박들이 바람을 피해 흑산도 항으로 들어선다고 한다. 흑산도의 명물로는 홍어가 있는데 홍어는 먹어보지 못했다. 그 당시 회를 못 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어를 많이 잡아. 복어 매운탕을 만들어 먹었었다복어에 대한 선입견으로 조리 잘못하면 복어 독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생각에 꼭 먹어야 되나, 망설였던 기억도 있다. 20년도 넘어선 세월이기에 그때 먹었던 맛에 대한 기억은 없다. 하지만 바다낚시에 대한 추억은 내 가슴에 곱게 자리 잡고 있다가, 어느 순간 활화산으로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곳에 있는 동안 바다낚시를 딱 한 번 했기에 아쉬운 마음일 게다.

 

  우리 일행이 바다낚시 때에  잡은 고기는 모두 복어였던 기억이다. 다른 사람은 두세 마리 정도의 복어를 잡았다. 하지만 기대했던 나의 낚싯대는 입질만 있었고. 매번, 낚싯대를 잡아당기면 빈 낚싯대였다. 고기가  먹일 무는 순간에, 낚시 채를 잡아당겨야 하는데,  때를 놓쳐 번번이 빈 낚싯대만 올렸다 우리네 인생여정에도 사건 통해 찬스가 우리 앞에 놓이지만 그, 찬스를 놓칠 때가 많았다. 후회라는 깃발이 또렷이 물안개가 걷히듯 뇌리를 스친다.

 

  철수하기 일보직전 마음이 급해져 언제 이런 기회가 있을까? 라는 생각에 간곡하게 기도했던 기억이다.  그때 간절하게 기도했던 내용이 가슴에서 물결친다. “하나님!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예수 믿게 하는 사람을 낚는 어부도 좋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섬에 와서 바다낚시 하는데 한 마리의 고기도 낚아보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언제 이곳에 또 오겠습니까. 제발 한 마리만이라도 잡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었다. 간절한 마음의 기도가 응답되었는지. 한 마리 잡았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도 저런 면이 있었구나! 새로운 나의 면을 발견해 본다. 생활 속에서는 실제로 어릴 적부터 부모에게 손 내밀며 무엇을 달라고 소위 땡강이라는 걸 부린 기억이 없다. 성격이 그런지 자연스럽게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도 누군가를 위한 중보의 기도는 하였지만 내 자신의 필요 위해 무엇을 달라고 하는 기도는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서 매운탕 끓여 먹자고, 일어서려는 기미가 보이자,  간절히 기도하게 되었고. 그 결과 손바닥만한 복어가 잡힌 것이다소원 성취했다 싶어. 곧바로 낚싯대 거두었던 기억이 아련히 내 시야를 덮는다

 

  흑산도의 또 하나 명물로 풍난이 있다. 풍난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해풍과 이슬을 섭취하며 자라는데, 바위틈에서 뿌리를 바다로 향해 드러내어 탄소동화작용 하며 성장한다. 바위절벽 허공에서 푸른빛을 발산하는 풍난의 모습은 신비 그 자체라고 한다. 아쉽게도 바위틈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상라봉에 서식하는 후박나무가 기억된다. 한 여름에 갔었기에 꽃이 핀 것은 보지는 못했다. 5월에서 6월 사이에 꽃이 피기 때문이다. 단지 상식으로 나무껍질이 염료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후박나무에 관심 갖은 이유는 후박나무에는 거미줄이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곤충이 후박나무를 싫어한단다. 잎에 독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산림에 있어서 비경제적인 수목의 성장 억제나 잡초 제거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곤충이 싫어하면 모기도 싫어 할 것이라 생각되어 울타리에 나무를 많이 심어 모기 쫓는 방충제 역할하게 하면 좋겠다 싶었다.

 

   흑산도 길의 대표 명소인 상라봉 가는 길은 꼬불꼬불한 길의 연속으로, 열두 구비의 산길은 긴 시간은 아니었으나, 심한 차멀미로 내겐 고통의 시간이었다. 내 인생여정도 뒤돌아보니 이 같은 열두 구비의 산길 같다는 생각이 불현 듯 다가왔다실현위해 전진하다가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고, 또 다시 목표가 생겨 질주하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미로 같은 삶의 연속이었다. 비단 나 뿐아니라 그것이 우리네 인생이라 싶었다. 하지만 12구비 꼬부랑산길 끝, 꼭대기의 전망대에서 흑산도 앞바다 내려다보는 풍경이 절경이었다내 인생 여정 끝에서 뒤를 바라볼 때도,  '이와 같이 아스라한 고갯길 넘어왔었노라. ' 기쁨으로 술회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이후 더 열심히 앞만 바라보고 살았던 기억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한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것 같은 고갯길이었다. 흑산도 앞바다와 올망졸망한 무인도는 한 폭의 수채화로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었다. 위에 올라서면 장보고(張保皐)가 주민들과 함께 지은 성곽이 보였다.

 

   조정 권력다툼으로 15년간 유배 생활했던 정약전 선생은 바닷고기와 해산물 155종을 채집하여 <자산어보>를 집필하여 최초의 수산학 관계 서적으로 유명하다. 또한 이곳은 조선 시대 문신이자 의병장이었던 최익현 선생이 일본과 통상조약 체결을 반대하는 상소를 올려, 유배생활을 했던 섬이기도 하다. 이 섬은 외딴 섬으로 선비들의 유배지로 정신적 쉼터, 강인한 삶의 체험 장이었다. 그런 고귀한 영혼들을 기리고 꽃피우듯 섬의 바위나 숲길에는 각종 희귀식물이 자란다. 젊은 시절 멋모르고 갔던 곳이지만, 삶의 뒤안길 회도는 마음의 설렘은, 언제인가 다시 그곳에 가고 싶다고 그리움이 가슴에 나부끼며 메아리친다. 지금도 흑산도를 생각하면 날 오라고 부르는 것 같아가슴 설렌다. 자연을 벗 삼아 넓게 펼쳐있는 초록빛 바다에 글을 담고 싶다.

      ~ 내 마음이 곰삭지 않고, 그리움이 노래 부른다. 그리움이 나부끼는 그곳에서 나의 글이 희망이라는 날개 달고. 하늘 저 멀리 파안으로 날아가는 모습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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