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턱에서

수필 조회 수 2856 추천 수 2 2015.12.26 00:56:39
   겨울의 문턱입니다. 

   기다리던 한국에서 온 전자메일에 한국의 겨울산야가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지난해 이맘때 미주 홈피에 올린 것을 클릭하였습니다. 겨울산허리 눈덮인 산야속에 호롱불밝힌 마을이 동짓섣달을 생각나게하는 사진 한장을 보며 문우님께 제가 문안드린 편지를 읽어보았습니다

    

   한국의 겨울 산야가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물론 눈 덮인 산야와 서릿발 내리던 겨울은 생각만 해도 오싹합니다. 지금도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한국의 겨울은 무섭겠지요. 하지만 어릴적 추억 눈 덮인 산야 속에 오롯이 기억의 주마등을 타고 살포시 웃음 짓습니다특히 성탄절이후엔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도미하기 전 섬기던 교회는 서울대 후문, 낙성대 쪽입니다교회가 특색이 있었습니다주일날 예배를 드리고 주기도문 송을 드리면 휘장이 올라가게 되어있어 밖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미국으로 이민 오기 바로 전에 의정부에서 교사대학 강의가 있었을 때입니다. 강의를 하고마무리 할일이 있어 유치원에 왔다. 시간이 너무 늦어 집에 못가게 되었습니다. 유치원에서 눈을 잠깐 붙이다 깨어나 대 예배를 드렸던 적이 있었습니다밤사이에 눈이 소복이 쌓인 것을 몰랐던 탓에 대예배 후 주기도문 송을 드리자 눈 덮인 산야에 깜짝 놀라 바라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그날은 마치 천국에서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는 그런 마음이었답니다지금도 그 시절이 그립고 겨울에 다시 한 번 고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워 진다면 찾아 가보고픈 마음이 간절합니다.

 

   봄날 같은 엘에이 겨울 문턱에서 한국의 휘몰아치는 눈보라로 에워싸인 겨울을 생각하며 동지섣달 긴 겨울 잠 속에서 헤쳐 나와, 봄을 여는 들녘을 상상 속에서 꽁꽁 얼은 손을 호호 불며 촉을 들어 스케치해 봅니다.

snow mountain wallpapers.jpg


    

동지섣달 인고의 밤 하직하려

밀려오는 잠행 떨치고 홀로 몸으로 울다

눈보라 헤친 후 아픈시간의 파편 날려 보낸다

 

춘삼월의 꽃샘바람에도 견디어

인고의 숲지나 눈부심으로 뽀얗게 홀로 피어나는

숭고한 여심에 꽃잎의 합창소리가 들녘에 문을 연다

 

월광곡이 흐른 뒤 설원이 수액에 녹아들고

봄비에 젖어 조요히 연두 빛 향연이 들판에서 춤추고

비발디의 사계의 연주가 소나타 시시모로 죽음위에 녹아내린다

 

들녘이 한 줄기 봄볕에 출렁일 때

어느 사이,

매화향 흩날리며 연분홍 새색시가 미소로 화사한 아침을 열었다.


 

    한국의 서리발 날리는 눈보라가 눈에 선합니다.   요즘은 잦은 비로 이곳도 세찬바람이 문틈사이로 들어옵니다.  겨울문턱에서 마음이나마 옛 추억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입니다.  그당시 겨울에 대한 추억을 서로 공유하기 원했던 마음이었습니다.  


추신: 저녁에는 찬바람이 불지만 낮에는 봄같은 겨울에 살고있어. 

한국의 겨울이 그리워 게재했던 것을 읽어보며 제 홈피에 다시 올립니다.

                                                                                                


오애숙

2015.12.26 01:19:54
*.3.228.204

최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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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놀이


한국의 아름다운 집을 좋아합니다

눈이 나무가지 위에 

하얀 목화송이가 소복이 쌓였습니다


쌓인 눈을 사진으로 보니

눈싸움하고 싶습니다

지붕위의 눈은 에스키모의 얼음집을 

생각나게 합니다


산자락과 마당에 쌓인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어

집앞에 세워놓고 싶습니다


그때가 언제인지 몰라도

생각으로 눈싸움을 동생과 해보고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어

가슴에 세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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