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가슴에 쌓이던 그런날

수필 조회 수 2721 추천 수 3 2015.12.28 23:05:39

  칠흑처럼 까만 밤입니다

  모처럼 크리스마스 시즌 마지막 날 G 몰에 왔습니다.

 

  CA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트리가 높이 세워진 곳입니다. 나무마다 크리스마스에 쓰는 장식용 꼬마전구들이 수백 개 아니 수천 수만 개가 반짝이고 있습니다. 마치 수많은 사람에게 마지막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라고 하듯 반짝입니다크리스마스 연유로 쇼핑몰에 오신분들은 춤추는 분수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하하 웃으며 삼삼오오로. 유쾌한 분위기가 성탄의 트리와 어우러져 보기가 좋습니다. 한쪽에서 음료나 빵을 사기 위해 즐비하게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정겨운 진풍경이라 싶었습니다. 우리는 도착하기 전 마켙에서 치킨, 아이스크림 등 요기할 음식을 준비하였기에 줄을 서지 않아도 편안하게 먹을 준비가 되어 있어 시간을 절약했습니다.

 

   많은 사람으로 분비는 날이라 예상하여 미리 준비했다는 것은 경험에 의한 삶의 지혜라 싶습니다. 다행히 운 좋게 떠나려는 식탁이 발견되었습니다. 일행은 기회다 싶어 재빠르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먹을 것을 꺼내어 여유로운 식탁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성탄절이 지났지만, 성탄트리 앞이라 마음이 즐거웠습니다. 바람결이 차가운 야외이지만 난로가 작동되어 살랑이는 바람으로 느껴져 운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하지만 훈풍처럼 살랑이던 바람이 찬바람으로 바뀌더니. 뭔가가 눈앞에서 나풀거리며 탁자 위에도 앉고 음식물에도 내려앉으려 하여 파리 쫓아내듯 반사작용이 일어났습니다. 자세히 보니 눈입니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어리벙벙한 상태로 하늘을 바라보니. 찬바람을 동반한 눈이 었습니다. 


   우기에 엘니뇨 현상으로 기온이 내려가 내리던 비가 눈이 된 걸까?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세계적으로 기온이 변동된다더니. LA에도 희귀한 현상이로군. 반가움보다는 기온의 변화로 심각한 현상이 계속 도래될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예전 같으면 들뜬 기분에 애써 자리잡은 곳을 박차듯 벗어나 두손을 하늘 향해 벌렸을 텐데.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기상 이변에 마냥 좋아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싶었습니다광복 70주년 행사 관계로 초정받아 두 달이상 뉴욕에 다녀오신 오빠에 의하면 뉴욕은 봄날씨라고 했고, 보스턴에 사시는 이시인님 역시 봄에 피는 꽃들이 만발하는 기상이변이라는 소식과 20일 동안 초청받아 한국에 다녀오신 아버님께선 눈이 와야 할 날씨에 비가 왔다고 말씀하신 기억에 어린아이처럼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라 싶었습니다


  몇 분 사이에 여러 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꽉찬 느낌입니다LA에도 기온이 계속 영화로도 떨어지는 걸까? 뇌리의 의문이 맴돌았지만 어쨌든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옆에 있는 조카와 아들에게 "신나지, 눈이다. ! 눈을 봐." 동심이 되어 날아드는 눈을 포인트 하며 하늘을 두리번거렸습니다. "정말 잘 왔구나! 이런 눈을 언제 보니" 하지만 아들은 엄마의 감정과는 다르게 이론적이었습니다. "엄마 이건 진짜 눈이 아니야. 가짜 눈이야. 가짜" 아들은 옥상을 가리키며 빙그레 웃습니다. 조카도"저기서도 눈이 나오네요. 바로 앞 빌딩에도 보세요." 동심으로 돌아간 마음이 허무와 허탈감이 나부끼나 인공 눈이라도 진짜 눈이 내리는 밤처럼 느껴보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마음에서 오늘 정말 잘 왔구나. 감사가 웃음꽃 피웁니다.

   함박눈이  어느사이 가슴에 낙엽 쌓이듯 소리없이 쌓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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