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혁건 시인의 시집

시. 조회 수 892 추천 수 0 2017.11.20 04:10:36
- 손혁건 시인의 시집

『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를 읽고나서

10년만에 완숙한 경지의 화려한
시의 연금술사 생명애의 결실

                                                                                      김우영 작가
                                                                          (중부대 한국어학과 외래교수)

□ 들어가는 말

두 번째 꿈을 꾼다.

양질의 재료들을 구하고
조리기구들과 레시피(Recipe)도 갖추었다
양념거리도 준비해 놓았다

이제 꿈꾸던
요리를 하고 싶다

소문난 맛집의 요리처럼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며
미슐렝가이드(Michelin Guide)의 별점을 받고 싶은 것도 아니다

누구나 가슴에 품고 사는 맛
늘 잊지못하는 어머니 손맛같은 요리를 해보고 싶다

그런 시를 쓰며
그런 시로 서로에게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꿈!

『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로
그 두 번째 꿈을 채워보려 한다.

- 손혁건 시집 ‘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 시인의 말 중에서

1. 손혁건 제1시집『동그라미를 그리며』되돌아보기

지난 2007년 11월 16일 늘손지 손혁건 시인은 첫 번째 시집『동그라미를 그리며』를 출간했었다.

제1시집에서는
은유시론(隱喩詩論), 사상과 감정의 주관적 이미지 운율적 언어로 표현한 시문학(詩文學 )이었다.

2. 제2시집『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시원(詩園)거닐어 보기

손 시인이 이번에 시집을 내었다기에 반가운 마음에 대전 계룡문고로 한 달음에 달려가 구입하였다

그리고 단숨에 시집을 읽고나서 지난 2007년에 출간한 시집 '동그라미를 그리며'와 비교하며 독후감을 써 보았다.

10년 전의 시집에는 ‘사상과 감정과 주관적 이미지 운율적 언어로 표현한 시론(詩論)’이었다.

반면, 이번에 선 보인 ‘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에는 10년만에 완숙한 경지 화려한 시어(詩語) 연금술사로서 생명애의 결실이라고 말 할 수 있었다.

흔한 말로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따라서 늘손지 시인의 10년동안 시전(詩田)에서 무수한 경작이 이루어졌으리라.

씨를 고르고 뿌리며, 거름을 주고 가꾸어 비로소 햇빛을 보게 된 것이 바로 2017년 10월 25일 세상에 선 보인『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의 시원(詩園)이었다.

그야말로 시인의 말처럼 미슐렝가이드(Michelin Guide)의 별점을 받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만, 누구나 가슴에 품고 사는 맛, 늘 잊지못하는 어머니 손맛같은 요리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것이『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시인의 시적 표현의 메타포(Metaphor) 기본정신이다.

손 시인은 시작(詩作)초기에 비하여 일상적인 소재와 평이한 접근에 의하여 여유와 유연성, 따뜻한 휴머니즘속에서 펼쳐지는 생명정신 그 모티브(Motive)를 구성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제1부에 실린 ‘시인’이란 시 이다.

나는 시인이다/ 그럼에도/ 변변한 대표시 하나 없다// 다들 나 더러/ 시인이라 부른다/ 그럼에도/ 내 이름이 생소하다// 길가 이름 모를 나무/ 나그네 지친 하루를 달래/ 그늘을 드리우듯// 누구라도 한 사람/ 뙤약볕에 지친 그에게/ 시 한 줄 드리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고뇌의 몰매를 견뎌보고 싶다//

지구상 최고의 완성된 명저로 불리는 바이블 ‘빌립보서 2장 3절∼4절’에서는 이렇게 말 하고 있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

주변에서 말하기를 손 시인의 최고의 덕목은 겸손지덕이라고 말한다. 늘 자신을 낮추고 겸허하게 매사를 대하는 자세는 사뭇 경건하기까지 하다.

늘 배우는 자세, 낮은 곳에서 바라보는 시원(詩園)을 이루기에 이번의 시집 ‘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가 탄생이 되었으리라!

손 시인은 위의 시 ‘시인’에서 대표시가 없다고 했지만 나는 이 시를 대표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가장 낮은 곳에서 바라본 세상,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시인이 가져야 할 미덕이기에 그렇다.

그리고 지난 10년 전 쓴 시집에서는 시어와 율조, 시학의 정체성이 미흡한 듯 했으나 이번에는 이를 극복하여 완숙한 경지의 화려한 시어 연금술사 생명애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아래는 손 시인의 시집 제4부 ‘동그라미-1’라는 시이다. 살펴보자.

직선을 그어도/ 사선을 그어도/ 곡선을 그어도// 시작점은/ 만나지 못하는/ 끝 점// 한 번 시작된/ 연을/ 놓치 못하는 사유//

이를 보고 무결점 완숙한 경지의 시 라고 말 할 수 있다. 행과 연, 시어의 절제와 간결함속에 시인의 정체성까지 확보하여 견고한 레토릭(Rhetoric)의 에스프리(Esprit) 정신이다.

이번에는 시집 제5부에 제목으로 뽑힌 ‘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의 시를 함께 감상해 보았다.

추석을 며칠 앞둔 일요일/ 벌초 가는 길에/ 아직은/ 햇볕이 꼭 필요한 만큼 따갑다// 어설픈 낫질에/ 발목을 깊이 잘린 여름은/ 풀숲으로 댕강댕강 떨어져 나가고// 거기 너무 오래 기다리셨을/ 아버지의 손사레가/ 꽃으로 피어 흔들리고 있다// 생전 무섭던 아버지의/ 오래 묶은 말 한 마디// ‘잘 하고 있지?’// 저 탈색의 들녘 곳곳에 핀/ 붉은 꽃들이 흔들리고 있다// 흔들린다고/ 다 누구의 탓은 아니겠지만/ 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 바람은/ 웃고 계신 아버지를 붙들고/ 소나무 등결 위에서/ 여름보다 더 아프게 울고 있었다//

서양의 철학자 ‘조지 맥도날드’는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갈파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우리가 경험하는 가장 멋진 일은 가족의 사랑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가까운 나라 일본의 속담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인생은 가족에서 시작되고 가족에서 끝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世の 中がどんなに 変 化しても、人 生は 家 族で 始まり、家 族で 終わることに 変わりはない)”

손 시인의 겸손지덕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하는 일의 합일의 생명의식은 고귀하다.

이는 세계 4대 성인중에 한 분인 중국 공자가 말한 것처럼 시를 쓰면품성이 맑게 되고 언어가 세련되며 물정에 통달되니 수양과 사교 및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이치와 일맥상통한 것과 같을지어다.

3. 일상적인 소재 평이한 접근의 여유와 유연성, 따뜻한 휴머니즘속에서 펼쳐진 생명정신의 그 모티브(Motive)

지난 2007년 11월 16일 출간한 첫 시집『동그라미를 그리며』는 탄탄한 언어기조를 바탕위에 정(情)을 뿌리로 하여 언어를 싹으로 키운 운율(韻律)꽃 시원(詩園)의 열매가 있는 시정(詩情)이었다.

반면 10년이 지난 이번에 출간한 시집『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에서는

완숙한 경지 화려한 시어(詩語)연금술사로서 생명애의 결실이라고 말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일상적인 소재와 평이한 접근에 의하여 여유와 유연성, 따뜻한 휴머니즘속에서 펼쳐진 생명정신의 그 모티브(Motive)로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또 시행과 연, 시어의 절제와 간결함속에 시인 정체성까지 확보한 견고한 레토릭(Rhetoric)의 에스프리(Esprit)소산이다.

그리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하는 일의 합일의 고귀한 생명의식이라고 말 할 수 있다.

□ 나가며

길가 가로수에 매달린 낙엽이 마른 재치기를 하며 초겨울 기운을 내는 쓸쓸한 이 계절.

손 시인의 첫 시집 ‘동그라미를 꿈꾸며’와 10년만에 선 보인 두 번째 시집 ‘흔들리는 꽃 속에 바람은 없었다’를 읽게된 것은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겸손지덕하며 완숙경지의 손혁건 시인의 휴머니즘(Humanism)샘물가서 물을 마시려니 넘쳐나는 샘물에 그저 갈증이 난다.

행여 이 소중한 행간에 잘못된 점이라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언지지장(言短志長)의 뜻을 새기고 만필성문(萬筆成文)을 소망하며 독후감을 접는다.

2017년 11월 17일
초겨울이 서걱이는 밤

대한민국 중원땅 한밭벌
보문산 아래 문인산방에서

나은 쓰다

시는 아름답기만 해서는 모자란다.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 필요가 있고, 듣는 이의 영혼을 뜻대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 (F·Q·호라티우스『詩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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