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1일 부부의 날 기념 글

부부(夫婦)의 날에 생각해보는 가시버시 사랑

                                                                                                김우영 작가

▲ 영등포역 플렛트 홈에서 총각 처녀를 태운 열차

  탱탱하게 약이 오른 고추바람이 옷 속을 헤집으며 불고 있었다. 1983년 12월 서울 동대문 ‘영 커피 숍(young coffee shop).’ 국문학자 이숭녕 박사님과 연세대학교 마광수 교수님을 ‘한국 순례문학회 송년 문학의 밤’ 행사장에 초대하였다.

 시인 ‘윤동주’의 문학성과 시대성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등의 주제토론과 회원들의 주옥같은 시 낭송을 하였다.
밤늦게까지 행사는 이어졌다. 그간 성공적인 행사를 위하여 한 달여 동안 준비를 하느라고 우리들은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르겠다.

 피곤하기도 하였지만 행사 후의 허전함에 어디라도 훌쩍 떠나고 싶었다. 본디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인지 먼 낯선 곳으로 가서 술이라도 한 잔 마시고 푹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였다.

 지하철을 타기 위하여 나의 발길은 승강장 쪽으로 시나브로 가고 있었다. 이때 집 방향이 마침 영등포 쪽이었던 회원 미스 김과 동행하게 되었다.

 “어디 가세요?”
  “예, 어디 훌쩍 여행을 다녀오려고요.”
  “아, 그러세요. 멋있는데요!”

 문득 여행은 혼자보다 옆에서 말벗이 한 사람 있는 것도 괜찮다 싶어 미스 김한테 말을 걸었다.

  “우리 사고(!) 한 번 칠까요?”
  “예……?”

  “이곳 영등포역 플랫폼에 나가 어느 방면이든 제일 먼저 오는 남행열차를 타고 어디든지 가는 것 입니다.”
  “예, 괜찮을 듯싶네요.”
  “맞아요, 하하하--- 가히 떠나는 자의 가방을 둘러맨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하지 않았든가요!”

  “호호호--- 플랫폼에서 마지막 열차를 놓친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아름답구요! 표현이 멋있어요.”

 부부의 길을 열어주었던 열차 위 만남

  그날 밤 미스 김과 함께 탄 열차가 훗날 우리들을 운명의 타래 줄로 묶어놓을 줄이야! 이때의 시간은 아마 밤 열시 전 후였으리라.

 여행의 진미는 약간의 술과 간식거리가 아니던가. 역 구내에서 술과 오징어 과자를 조금 사고는 열차에 올랐다.

 야간열차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미스 김과 나는 열차의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나란히 앉았다. 호남선 행 열차는 깜깜한 중원평야를 달리고 있었다.

 어차피 애초부터 목적지가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어디를 가다가 발길이 머무는 곳에 내리거나 말거나 하는 식의 정처 없는 밤길 여행이었으니 부담이 없었다.

 두 사람은 술과 과자를 주고받으며 의자를 뒤로 젖혀 편안하게 앉았다. 마치 사랑하는 한 쌍의 연인처럼 말이다.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호기심과 이성과 함께 라는 설렘이 주는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어정쩡했던 마음 한켠을 슬금슬금 이야기꽃을 피우며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12월. 서울 영등포역에서 스무살의 문학청년 김우영과 문학소녀 김애경을 태운 야간열차는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부부의 길’로 레일 위를 달리고 있었다.

▲ 5월은 가정의 달, 21일은 ‘부부(夫婦)’의 날

 지난 2003년 12월 18일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위원회'가 청원한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이 2004년 12월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시행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고쳐 부부의 날을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처럼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였다. 그러나 2007년부터 시행된 부부의 날은 법정공휴일은 아니다.

 부부는 한 방향을 향하여 함께 굴러가는 동그라미

 부부의 날 위원회는 1995년부터 '건강한 부부와 행복한 가정은 밝고 희망찬 사회를 만드는 디딤돌'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에서 매년 5월 21일 '부부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부부의 날은 1995년 5월 21일 세계최초로 우리나라 경남 창원에서 어느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념일 제정운동이 전개되었다.

 제정 목적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 데 있다. 부부의 날은 핵가족시대의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문제·고령화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부부의 날 위원회’에서는 지역별 부부축제, 부부음악제 등을 열고 부부 사랑고백 나눔의 시간 등을 갖는다. 그 밖에 영호남 부부, 장수 부부, 남북 부부, 국제 부부 등에 대한 시상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다 같이 깊이 생각해보자.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밝은 사회를 만들고, 이 사회가 다시 국가부국을 이룬다고 볼 때 이 세상에서 가장이란 소단위 결합체인만큼 중요한 인적자원은 없다고 본다.

 그래서 조선 중기 문신이며, 동몽선습(童蒙先習)의 저자, 예조판서이자, 대학자 저 유명한 박세무 (朴世茂 .1487~1554)선비는 이렇게 말했다.

 “천지지간 만물지중 유인최고(天地之間 萬物之衆 唯人最高 / 하늘과 땅 사이에 살아있는 만물 중에 사람이 가장 귀하다.)이니라!”

▲ ‘부부(夫婦)’라는 표현보다 ‘가시버시’가 얼마나 좋은가!

 예전에는 남편과 아내, 즉 부부를 팍내, 한솔, ‘가시버시’라고 불렀다. 가시아내는 옛 사전을 보면 원래는 ‘갓’이다. 가시는 찌르는 것(!)이고, 갓은 머리 위에 올라앉 는 것이니 아내를 나타내는 말이다.

 그래서 아내의 바가지를 가시 같다고 말한다.
가시아버지는 장인, 가시어머니는 장모를 가리킨다. 따라서 가싯집은 처가이다. 유부남(有婦男)은 핫아비, 유부녀(有夫女)는 핫어미라고 한다. 접두어 ‘핫-’에는 핫바지나 핫저고리에서처럼 ‘솜을 두어 만든 것’이며, ‘배우자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핫아비와 핫어미의 반대말은 홀아비와 홀어미다.

 가시버시와 함께라면 어디라도 좋아요!

 의붓아버지는 어머니가 다시 얻은 남편인데 다시 얻었다는 뜻에서 다시아비라고 하며, 의붓어미는 다시어미이다.

 후실이나 첩이 데리고 들어온 의붓자식을 덤받이라고도 하는데, 덤받이 아들은 데림아들, 덤받이 딸은 데림딸이라고 한다. 첩은 토박이말로 고마나 시앗, 듣기 좋은 말로 작은마누라라고 한다.

 아들 많은 집의 외딸을 고명딸이라고 한다. 고명은 음식의 모양을 좋게 하기 위해 음식 위에 뿌리거나 얹어 놓는 것인데, 딸 많은 집의 외아들은 고명 노릇을 못하는지 고명아들이란 낱말은 없다. 딸내미나 딸따니는 어린 딸을 귀엽게 일컫는 말이다.

 말머리아이는 혼인한 뒤에 곧 배어 낳은 아이, 요즘으로 치면 ‘허니문 베이비’를 가리킨다. 감정아이는 월경을 한 번도 안 하고 밴 아이, 그러니까 처음 배란(排卵)된 난자가 수정이 되어 밴 아이를 뜻한다. 이를 보고 애가 애를 낳았다고 하였지!

▲ ‘부부(夫婦)’가 무엇이기에 ?
 부부(夫婦)’란 과연 무엇인가.

 남편과 아내, 아니면 우리 부부의 표현처럼 살과 마음을 맞대고 살며 같은 방향을 향하여 함께 살아가는 영원한 접인 (接人)인가.

 이 세상에 태어나 남 남끼리 어찌어찌하여 만나 싫건 좋건 상관없이 애 낳고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의 최고에 친구이자 지극한 웬수로까지 비교되는 부부.
어제 싸웠다가도 다음 날 웃는 부부, 생전 안볼 듯이 등을 돌리다가도 한 마디 따스한 말에 웃으며 다가서는 인생의 동반자요, 이 세상의 동무가 부부가 아닐까?

 부부는 바로 유혹자를 만나 사랑를 이루는 보금자리
미국의 ‘아브레함’이라는 사회학자 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수십년을 ‘부부학’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하였는데 부부론에 대하여는 박사학위가 없다”

 하면서 이렇게 그 소회를 피력했다.

 “알다가도 모르고, 모르다가 아는 것이 부부라는 것을 알 뿐 지금 이 순간 나는 부부에 대하여 아는 게 하나도 없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 부부로 살아가면서 나도 모르게 부부라는 이름 아래 실려 나갈 뿐이다. 따라서 나는 부부로 함께 살아가면서 현장 박사학위를 취득할 뿐이다.”

 결혼은 남자에게는 에피소드이고 여자에게는 히스테리라고 한다. 또 결혼 전에는 서로 눈을 똑바로 떴을 테니 이제부터는 한 쪽 눈을 감고 사는 게 현명하다고 한다.

 결혼은 어떤 상품의 와인을 마시고 맛이 좋다고 감격한 나머지 그 사나이가 와인의 양조장에 취직하러 가는 것과 같다.

 김우영 ․ 김애경 작가는 문학이란 같은 길을 가고 있다

  부부란 난로를 등에 지고 서 있는 사람과 같다고 한다. 너무 가까이 등을 기대고서면 등이 뜨겁고 난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면 등이 시리다는 것이다.

 부부가 너무 등을 가까이 대면 서로 싸우기 쉬우며 너무 거리를 두면 안된다는 뜻이다. 아무리 다정한 부부나, 친한 친구라도 이쪽이 갖고 있는 신비한 어떤 내음은 간직하며 향기를 솔 솔 풍긴다는 것은 오래토록 가까이 할 수 있는 안전장치요, 사랑의 묘약인 것이다.

 사람의 심리는 상대에게 뭔가 보일 듯 말 듯 하며 내풍기는 인간적이 매력이 있어야 끌리는 것이다. 너무 다 까보여 알 것 모를 것을 들여다 본다면 매력이 없어 보이는 법이니까 말이다. 적당이 알고 적당이 모르는 것, 이것이 사람 사는 이치 인 것을 알면서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것일까 하고 자문해본다.

 권위 있는 어느 노 정치인은 말했다.

 “나는 정치를 평생 한 사람이다. 그러나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싸우지 않고 부부로써 금실이 좋은 부부이다.

 부부가 평생 살아가면서 부부싸움을 안 할 수는 없지만 시종일관 다정하게 금실 좋기로 살기란 참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특히 존경하라면 마누라 여럿을 거느리고 사는 남자이다.

 여자 하나 다루기도 힘든데 그 남자는 참으로 위대한 이 나라 최고에 정치 지도자이다. 나는 그 분 밑에 가서 인생의 도리와 부부의 참사랑을 한 수 배우고 싶다.”

 이 분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만큼 여자 다루기도 힘들고, 역시 남자 다루기도 힘들다는 얘기이다. 우리 부부도 20여년을 살면서 많이도 싸우고 많이도 화해를 했다.

 살아가면서 정이 들고 살아가면서 미움도 든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미움보다는 살가운 정이 더 든다는 것을 느낀다.
부부는 노후에 간호사처럼 살아야

▲ 젊어서 사랑, 중년기 친구, 노년기 간호사로 가시버시 사랑

  젊어서는 사랑으로 중년기에는 친구로, 노년기에는 서로의 간호사로 살아가야 할 것 이다. 서양의 철학자 ‘아부난드’는 말했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자본금이다. 이 소중한 자본을 잘 이용한 사람에겐 승리가 온다.”

 언제인가 결혼을 하지 않은 어떤 친구가 우리 부부에게 물었다.

 “결혼은 해야 옳은가? 아니면 하지 말아야 옳은가?”

 우리 부부는 서양의 철학자 소크라데스의 말을 인용하여 답변을 하였다.

 “그럼 결혼은 해야지. 좋은 아내를 얻으면 행복하게 되고, 또 크라데스처럼 쿠산지페 같은 악처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수 있으니까!”

 또 세기의 문명국 영국인들이 ‘인도는 내놓아도 세익스피어는 내놓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 세익스피어가 아내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아름다운 아내를 가진다는 것은 지옥이다.”
'셰익스피어'는 소크라데스의 악처 ‘쿠산지페’만 알았지 우리나라의 다정다감한 현모양처 ‘가시버시’를 몰라서 한 말 일 것이다.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은 것은 오직 고결한 ‘사랑’ 뿐이다. 35년여를 고락을 같이 해왔으며 앞으로 더욱 긴 세월을 싸우고 웃어야 우리들 부부.

 여기 ‘부부시(夫婦詩)’를 ‘가시버시 사랑’이란 보재기에 싸서 행복의 메시지를 담아 해와 달의 기운으로 은쟁반에 받쳐 올린다.

하나가 부족하여 외로워이/
둘이서 둘이라네/
손이 아파 밥 못 할 젠 /
이 손이 밥지어 대신하고/
발이 아파 밥 못 할 젠/
이 몸이 업고서 걸어주고/
사랑도 혼자사랑 못해/
둘사랑 맞사랑이라네/
                                                --自詩 ‘부부’중에서

                                       대한민국 중원땅 문인산방에서

                               부부 작가 나은 김 우 영 , 그루터기 김 애 경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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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1부부의 날에 쓰는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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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영 작가

 

  지난 가을 뇌출혈 쓰러진 후 중증의 사랑(아내)이가 시집간 딸의 도움을 받아 백화점에 다녀왔다. 딸이 이쁜 노란색 구두를 사주었다며 거실에서 신어보며 즐거워하자, 옆의 말벗 반려견 푸들이도 덩달아 컹컹- 대며 짖는다. 저 천진한 사랑이와 푸들 애견을 보자니 말없는 슬픈 언어인 눈물이 고인다. 슬며시 자리를 피하여 집 옥상에 올라 밤바람을 쏘이며 어둑한 보문산을 바라보았다.

 

  지난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뒤척이다가 새벽녘에야 시나브로 잠이 들었다. 아침에 부시시 눈을 뜨니 라디오에서 오늘은 부부의 날이라는 방송이 나온다.

 

  521일 부부의 날.

 

  우리한테는 부부는 일상적인 남녀의 만남이 아니었다. 이른바 문학청년, 문학소녀시절 서울에서 활동하던 문학단체에서 우리는 회원으로 만났다.

 

  지난 19831230. 동대문 제기동에서 문학의 밤 행사를 마치고 밤 10시경 서울 영등포에서 호남선 야간열차를 탄 것이 인연이 되어 오늘날 평생 부부열차를 타게 되었다.

 

  그 후 자녀 셋 낳고 박봉에 힘들게 살아온 30여년 직장을 정년하고 이제 부부가 여행도 다니고 재미있게 살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사랑이가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져 2개월동안 종합병원에서 사경(死境)을 헤메이다 퇴원, 지금은 언행(言行)이 어눌한 사랑이의 통원치료와 간병을 하고 있다.

 

  이제 살림의 몫은 당연히 내가 해야 했다. 밥하고 빨래하며, 청소하는 등 열심히 하고 있다. 그간 35년을 내조한 사랑이에게 이제 간병으로 보살피며 정성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살림살이를 직접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간장, 고추장이 어디에 있으며? 밥 할 때 물은 얼마나 부어야 하는지? 세탁기는 무엇을 먼저 눌러야 하는지? 집안청소는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 매사 깜깜절벽이었다. 그래서 우리집 전기밥통, 세탁기, 청소기에는 순서를 적은 메모지가 촌스럽게(?)붙어있다.

 

  뜨거운 국물을 뜨다 손이 데이고, 음식을 조리를 위하여 부엌칼을 사용하다가 손가락을 다치고, 소금을 넣어야 할 음식에 설탕을 넣고, 음식의 간을 맛본다며 너무 소금을 많이 넣어 음식을 버리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살림 맛이 들어간다.

 

  지금은 전기밥솥과 세탁기, 청소기가 있어 대신하지만 예전에는 손수 손으로 고생했을 일을 미루어 짐작해볼 때 그간 사랑이의 고난에 삶을 이제야 이해가 된다. 그야말로 이제야 내가 늦철이 드나보다!

 

  그간은 홀어머니와 사랑이, 두 딸이 있어 부엌에 들어갈 일이 없었을 뿐 아니라, 생전(生前)에 홀어머니는 남자가 부엌에 드나들면 안된다고 하시어 우리집 부엌은 금남(禁男)의 구역이었던 것이다.

 

  지난 스무살 문청(文靑)시절 사랑이를 만나 가정과 직장생활하며 주말과 휴일에 밖으로 놀러다니기 보다는 책을 보고 글 쓰는 문학(文學)에 매달렸다. 어찌보면 문학이 애물단지 업보(業報)라고 생각하며 오로지 외길 인문학(人文學)을 경건하게 대하였다.

 

  1989년 한국문단에 등단 2018년 현재 등단 30년차에 31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지난 30년 직장생활 박봉에 5가족 부양하며 주경야독으로 석박사과정을 마쳐 대학 강단에 서게 되었다.

 

  나름데로 열심히 앞만 보며 살아왔다. 화투나, , 골프 등은 아예 한 걸음도 떼지를 못한다. 오로지 책과 세미나, 연찬회 등과 좋아하는 통키타로 노래하며 국내외 여행을 즐겨왔다. 이를 좋게 표현하면 이른바 낭만적 목가인생(牧歌人生)’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랑이 말에 의하면 철없는 풍류, 보헤미안 남자!’라며 못마땅해 했다.

 

  이렇게 살아오면서 흰도화지처럼 완전무결하다고 장담을 할 수는 없다. 젊은 시절 술 한 잔 기분에 남녀간에 어울림도 있을 수 있었을 것이고, 어떤 일을 하며 더러 시행착오도 있었을 게다. 또는 단체 생활을 하면서 생각이 서로 달라 언짢게 관계로 틀어질 수 도 있었을 게다. 또한 개인적으로 상대에게 상처가 되는 경우도 있었을 게다.

 

  본디 부족함이 있는 사람으로서 오로지 평생 인문학문만을 고집하는 뚜렸한 가치관의 개성이 강하고, 인간관계에 호불(呼不)이 분명한 성격이라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오며 누구를 피해를 주거나, 크게 나쁘게 하고 살지는 않았다고 자부한다. 오히려 맘이 좋아 몇 번 보증을 잘못 서주어 직장월급에 차압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고, 평소 사람을 좋아하여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많아 술과 밥을 자주 대접하여 월급은 늘 마이너스였다.

 

  대전 보문산 기슭에 야생화가 드믄드믄 꽃망울을 터트리는 지난 3월 황당한 일이 생겼다. K라는 사람이 20여년 전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다며 이런저런 그럴듯한 문구를 조합하여 여러 사람이 보는 온라인상과 자신이 기자출신이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인터넷 신문에 악의적 공격을 해왔다.

 

  20여년 전 K는 우리 부부가(아내는 수필가와 성악)열심히 문학활동하는 모습이 보기가 싫었던지 망신을 줄 작정으로 건전한 직장 홈페이지에 조악한 글로 시비를 걸어왔다. 그래서 당신 뭔데 남의 직장 홈페이지에 이렇게 시비를 거냐?’하며 댓글논쟁이 발생했다. K는 잘 걸렸다며 이를 빌미삼아 검찰청에 고소를 하였다.

 

  당시 생전 처음 방문하는 검찰청이 무서워 사랑이와 함께 갔다. 담당검사는 말했다. ‘같은 지역 사람끼리 말감정 같으니 서로 화해하라고 하여 매듭짓고 공소권 없음으로 기각되었다.

 

  따라서 이 일은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법의원칙에 따라 종료된 된 일이다. 그러나 이 일을 빌미로 K는 지속적으로 직장 홈페이지와 일반 오프라인으로 힘들게 하였다.

 

  우리 부부는 고민 끝에 대전으로 이사를 왔다. 그 후로 옮긴 직장 홈페이지에 또 못된 글을 올려 직장생활을 힘들게 했다. 그 당시는 공인(公人)이기에 주변의 만류로 수모를 감수하며 악연(惡緣)이라 생각하며 맘 고생으로 세월을 넘겼다.

 

  그러나 이번에 K가 적시하는 그런 일이 없었을 뿐 아니라 20여년 전 일을 도저히 기억을 해낼 수 없었다. 하도 어처구니없고 답답하여 관련 변호사에 의뢰하였더니 결론을 내린다.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무고죄와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 청구 사법처벌대상이라고 했다. 남에게 없는 사실로 명예를 훼손했다면 법치국가에서는 당연히 처벌받는 게 사필귀정( 事必歸正)이다.

 

  농민운동과 사회운동권의 K는 지속적, 상습적으로 20여년 전의 없던 일을 마치 사실인양 기자출신과 책을 출간한 글 쓰는 사람답게 SNS를 통하여 그럴듯하게 가짜소설을 써 공격을 해왔다.

 

  혼자 감당하기에는 답답하고 힘들어 가족과 친지와 자주 만나는 모임 회원, 지인들에게 의논을 했다. 일부는 그간 상습적인 스토커 피해를 당했으니 당장 사법당국에 의뢰 사회악을 단호하게 처벌하라고 했다. 또 일부는 반사회적 정서장애자들이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으니 무시하고 맘고생 덜으라고 했다. 변호사 선임 경비와 맘고생을 할 일이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김 작가님과 순수한 그 열정과 맘 알아요. 염려마시고 사모님 건강이나 잘 보살피세요.”

 

  “본디 앞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늘 시셈과 질시의 말이 있는 것이니 그려려니 하세요?”

 

  “특히 늘 부부가 함께 다니며 열심히 활동하니까 눈에 가시로 생각하다가 시셈하는 것 같으니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그럼, 훼손당한 나의 명예는 어디에서 보상받아야 하나요---?”

 

  오늘도 심신(心身)이 성치 않은 사랑이(아내도 K로부터 받은 그간의 피해를 잘 알고 있으며 이름도 거론하기 싫어함)에게 이 문제를 의논하지만 지금은 본인 건강이 정상이 아니어 어눌한 답변으로 이렇게 말한다.

 

  “- 두어달 병- 병원에서 죽을 뻔한 나를 살렸으니, 이제는 나를 신경을 안쓰게 하여 사는데 까지는 살-살도록 도- 도와주어요?”

 

  “-----------!?”

 

  지금껏 함께 35년여를 같이 살아오면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옆에서 지혜롭게 조언을 해주던 사랑이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이제는---?

 

  “그간 앞만 보며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 훼손당한 명예회복을 위해서 지금 진행중인 사법처리를 해야 할까요? (생애 최초가 될 법정) 아니면 업보(業報)려니 생각하며 무시하고 주어진 일상에 임해야 옳을까요---? 현명한 조언을 바랍니다.”

 

  * 三人之行必有我師를 다시 새겨봅니다.

 

                                    20185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철없는 남자 쓰다



(김우영 작가 소개)

․ 충남 서천에서 출생
․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중부대 한국어학과 및 국어국문학과 졸업
․ 1989년 한국수필지와 시론지에 각 각 2회 추천 완료 문단에 등단 장편소설집「월드컵」단편소설집「라이따이한」외 저서 총31권 출간
․ 한국문예대상, 서울특별시 시민대상, 독서문화공로 문화관광부 장관상
한글유공 대전광역시장상, 한국농촌문학상 대상 농림부장관상, 중국 길림신문사
세계문학상 수필부문 수상 등 다수
․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학비평가협회 회원
․ 대전중구문학회 회장․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대표
.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전국 지역예술가 40인 선정 제주도 4박 5일 국비 연수

(김 애 경 작가 소개)
(雅號 그루터기/ 四君子)

ㅇ. 전북 고창여고 졸업
국립 한밭대학교 중국 아카데미과정 수료, 중국 현지연수 (2010. 1)
ㅇ. 수필가, 화가, 성악가
ㅇ. 전북 고창 출생.
미당 서정주 시인 선생님과 동향으로써
소녀시절 부터 문학적 영향을 받고 성장
1993년 동화작가 박화목 선생님으로 부터
계간『문학탐구』‘’를 통하여 문단에 등단
저서『매화를 아내로 삼은들 어떠하리』『부부』
충청일보, 중부일보, 대전일보 등에 수 년간 주부 에세이를 연재하였음.
ㅇ. KBS 방송국 리포터로 및 충남도정신문사 기자로 활동
2009년 여운전 미술작품전시회 참여
ㅇ. 한국문학탐구회를 제1회 신인문학상 수상
2009년 행정안전부 주최 문예작품 대상 수상
제3회 여성주간 기념 현상공모 수필부문 당선
한국관광공사 창사기념현상공모 문예작품 수상,
제3회 노천명 문학상 수상
ㅇ. 한국문인협회, 대전중구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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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우엉 김애경 부부작가 중국 노래
    김애경 성악가 공연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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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수필 『사랑이』는 참된 친구이자, 아내! 한국김우영작가 2018-02-27 1012  
57 수필 중부대 한국어학과 최태호 교수님의『교육이 답이다!』 한국김우영작가 2018-01-11 826  
56 수필 김우영 작가 자원봉사 대전광역시『2017년 영예의 銅章』수상 한국김우영작가 2017-12-29 603  
55 수필 한국김우영작가 2017-12-27 815  
54 수필 다시 시작하는 ‘사랑이의 삶’ 한국김우영작가 2017-12-24 756  
53 수필 ㅡ 이 계절 눈물로 부르는 노래 한국김우영작가 2017-11-12 1197  
52 수필 물길 막는 낙엽은 되지 말아야 한국김우영작가 2017-11-11 831  
51 수필 2017년 韓中 修交 25周年 맞이 民間團體 文化交流 한국김우영작가 2017-10-17 1153  
50 수필 오늘 10월 9일은 한글날 한국김우영작가 2017-10-08 1330  
49 수필 뒷뜰 이정연 2017-09-24 1507  
48 수필 -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한국김우영작가 2017-08-29 1130  
47 수필 조치원 복숭아 밭에 새긴 우정 한국김우영작가 2017-08-24 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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