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자카란다 향 그럼 속에 피어나는 옛그림자/은파 

  
  캘리포니아 LA는 사철 꽃이 피고 지고 하는 곳이다. 지금 자카라다 향그러움속에 있다. 나의 조국은 사철이 뚜렷하여 봄이 오는 소리가 꽃 소식일 것이다. 
  
  봄바람이 불어오면서 지붕 위에서 흘러내리다 얼어붙은 처마 밑 수정 고드름을 녹여 낼 때, 아지랑이 하늘하늘 물오르며 들려오는 봄의 소리에 마음의 창 활짝 열었던 기억. LA에서는 신선한게 다가오는 추억의 옛 그림자 이다.  한국의 봄은 얼어붙은 땅이 녹기 시작하면서 풀과 나무들이 싹을 틔운다. 싹이 트면 봄 전령사의 꽃물결의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노란 개나리, 연분홍 미선나무, 살구나무, 왕벚나무, 분홍색의 진달래 등이 한국을 대표하는 봄의 꽃나무라 싶어 마음속에 물결친다. 어린 시절에는 꽃물결의 향그럼이 휘날리면 봄나물 캐러 가까운 산이나 들녘으로 갔었다. 

  이른 봄 양지바른 언덕 산기슭에는 보라색 제비꽃, 할미꽃이 피고, 쌓인 가랑잎 사이를 뚫고 노랑매미꽃, 복수초가 마음으로 다가온다. 특히 복수초는 눈이 내릴 때도 눈을 녹여내고 피어나 신기로웠던 기억이다. 잎보다 먼저 피어나온다는 흰색 또는 연분홍, 자주색의 노루귀꽃, 그 밖에 민들레 등이 한국의 봄을 장식하며 남으로부터 시작되며,들에서부터 산꼭대기로 향한다 싶다. 사철이 뚜렷한 한국은 꽃 소식이 봄 오는 소리다. 특히 가장 하이라이트는 매년 마다 남쪽부터 시작되어 올라오는 벛꽃이라싶다. 벛꽃은 하얀 분홍빛으로 겨우내 칙칙한 마음을 새털처럼 가볍고 밝은 봄의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봄 속에 환희의 극치를 맛보게 하는 꽃이라 싶기 때문이다. 
  
  이곳 LA에 보랏물결의 자카란다가 피면 벚꽃을 연상하게 한다. 특히 이 꽃은 남아공의 자카란다 (Jacaranda)라고 불리운다. 그곳의 프레토리아는 8만여 그루의 자카란다 가로수가 심어져 있어 남아 공화국에서는 매년 9월말에서 10월에 프레토리아 전체가 보랏빛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그 이유로 프레토리아가 자카란다 도시라고 불린다. 하지만 LA 에는 온도와 기후에 따라 피어난다. 올해는 자카란다의 보랏물결이 4월 속에 출렁인다. 
  
 언제인가 친구가 여행을 남아공에 갔다 와서 찍은 사진첩을 보여줬다. 자카라다 숲의 환희에 놀라웠던 기억이다.자카란다가 남아공에 보급된 계기가 있다고 한다.  J.A 셀러라는 사람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프레토리아 집의정원에 심었다고 한다. 1년 후인 1889년 호주에서 수입된 자카란다가 프레토리아에 많이 보급이 되어 심어졌다. 물론 자카란다는 남아공을 대표하는 식물은 아니라고 한다. 
  
 자카란다의 문제점은  지하수를 많이 흡수하데 있다. 그 이유로, 아프리카에 물이 부족한데 자카란다를 그냥 둘 수없다고 시 당국에서 카란다를 다 뽑아버리 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의 반대로 이미 자라고 있는 자카란다를 뽑지는 않지만 더이상 나무 수를 늘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현재 법적으로 자카란다 나무를 심는것이 금지 되어있다고 여행자 답게 자세히 내게 들려주었던 기억이 휘날려 오는 그런 날이다.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나오면 자카란다 보랏빛 향그러움이 가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나의 아파트 가로수에 자리 잡은 자카란다는 그리 크리 않다. 하지만 자카란다 나무는 우람하게 자라란다. 꽃은 한국의 초롱꽃처럼 꽃이 매달려 있다. 프레토리아 대학생들은 자카란다 꽃이 떨어질 때 머리 정수리에 떨어지면 행운이온다고들 생각한다. 가끔 바람이 많이 불어 자카란다꽃이 무더기로 떨어질때면 길을 걷다 멈추고 가만히 서서 자기 머리에 자카란다 꽃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학생들도 가끔 볼 수가 있다고 한다. 다들 시험을 잘 보기 위한 행운을 얻기 위함이라고.  그래서 일까 그들의 힐링이 내게 휘날려 왔는지. 언제인가 도서실에 가던 중 보랏빛 자카란다 물결이 바람결에 흩날려와 자카란다 나무로 뛰어 들어가 두 손을 하늘 높이 치켜들고 보랏물결 세러머니 속에서 어린아이처럼 즐거워 했던 기억이 휘날려 온다. 
  
  남아공에서 피어난 자카란다는 남아공에 봄이 왔다는 소리 이다. 온다는 소리는 아니고 이미 왔다는 소리라고 한다. LA 역시 봄의 장막을 내리고 여름창을 여는 길섶이라 시원함을 더해주는데 한몫하는 가로수라 싶다. 물론 이곳도 사막이라 물 부족으로 한국의 벚나무처럼 쭉 나열하여 심겨 놓지 않아 아쉽다. 하지만 자카란다 보랏물결 흩날릴 때면 옛 기억도 흩날린다.  보랏빛 향그럼에 그 옛날 벚꽃 향그런 추억이 사그랑 주머니에서 나비처럼 나풀거리며 추억의 날개를 펼치기 때문이다. 유치원과 미술학원을 운영할 당시 원아들과 함께 갔던 동물원의 가로수 거리 그곳이 가고 싶다고 가슴이 외친다. 아마도 과천이었다 싶다. 그시절 함께했던 원아들이 그립다. 지금은 건장한 청년과 아리딴 아가씨가 되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겠지. 

  어느 사이. 자카란드 피어나는 지천명 고지다. 세월의 바람은 지천명 거리로 등 떠밀고 왔다. 허허로움이 LA 실바람 속, 젊은 시절이 그리움으로 휘날려 다가오는  여름창 여는 청명한 정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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