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學 /은파


때론 비현실적으로

때론 상상력 발휘해


발효시킨 심적 예술로

백지 위에 한 올 한 올

수놓는 언어의 채석장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

오목렌즈와 볼록렌즈로

때론 현미경 보면서


심연에 숨 쉬고 있는

뿌리까지 파헤쳐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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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입김 속에 /은파


언 땅 가르고

휘파람 버무려


향그런 연서로

살며시 다가오는

너만의 입김


산새들의 울음

잠들게 하고


들판에 피어

싱그럼 나르샤 하는

꽃들의 행진


맘 속에 슬어

유년의 봄 일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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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럼:싱싱함

나르샤: 순 우리말의 날다


            *이 시에서는 싱싱함 날게 하는으로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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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진정 아름다운 건/ 은파



송이송이 피어나는

하이얀 눈꽃 송이보다

아름다운 당신이여


자기를 지키겠다고

가시로 진 치고 피어나

붉게 핀 장미꽃보다도

아름다운 당신이여


그대는 내게 있어서

천사보다도 아름답고

봄날의 향그러움보다도

아름다운 사랑의 물결


그대가 진정 아름답게

사랑으로 물결쳐 오는 건

주님 닮은 까닭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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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이별의 창가에 앉은 자 모양

만날 수 없음에 그리워 하나

이 또한 지나가야 할 몫인가

 

허나 둘 중 먼저 이생 떠나면

그리움의 시작이 될 것인가

종착역 될는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건 그리워하고 있어

 

그대 향한 마음에 나의 맘

하늘 위 떠 있는 그대 별에

기꺼이 지친 삶 기댈 언덕

든든한 울타리 되어 주려만

 

이별의 창가에 앉은 자 모양

만날 수 없어 그져 그리우나

하루하루 지나 한해가 가네

 

 

 

 

물망초

 

                  은파 오애숙

 

머물렀던 순간순간

그 그리움의 물결이

맘속에서 일렁인다

 

바람 따라 가버린 날

구름 따라 피어오르다

홀연히 낙엽 따라갔고

 

새봄에 움터 싹 나오면

하루에도 열댓 번 가는 맘

기다림에 웃음꽃 피우나

 

홀연히 휘날리는 검버섯

영영 이라는 단어 남긴 채

상현달로 피는 꽃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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