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보다 낫다' 반려동물 천 만 시대

조회 수 11786 추천 수 1 2014.11.07 05: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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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놀라니까 함부로 막 들어가시면 안 돼요. 큰소리 내시면 안 되고요.” 주의사항을 듣고 교실 안으로 한 걸음 떼자 견공(犬公)들 시선이 대번에 쏠린다. ‘낯선 남자’ 향기를 알아챈 반려견들은 일제히 짖어대기 시작했다. 지난 5일 찾은 서울 역삼동 반려견 유치원 ‘퍼피스쿨’ 교실은 수많은 학생으로 북적거렸다. 보더콜리, 저먼포인터 등 중대형견부터 몰티즈, 푸들 같은 귀여운 강아지까지 각양각색 반려견 학생들이 선생님 보호 아래 신나게 뛰노는 모습은 사람이 다니는 유치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인생 반쪽보다 더 소중했던 장군아. 오랜 시간 나와 가족들 곁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지난 5일 인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이희정 씨(35)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별의 말을 전했다. 15년간 이씨 가족과 함께 울고 웃었던 개 장군이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시간. 손수 쓴 편지, 생전 장군이가 쓰던 목걸이를 앞에 두고 그는 조용히 기도를 올렸다. 이씨는 “환생이라는 것이 있다면 부모 자식 인연으로 다시 태어나줬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인간은 외롭다. 늘 따뜻하고 순수한 관계를 갈구한다. 하지만 사회는 점점 삭막해진다. 다른 사람에게 정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은 애완동물에게 인생 동반자라는 의미에서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을 허락했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이미 1000만명 시대를 돌파했다. 2012년 기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 비율이 18%에 달했다.

과거 단순한 동네 애견숍 정도에 국한됐던 반려동물 산업은 다양화·고급화하고 있다. 성장세도 폭발적이다. 7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불황에도 반려동물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해 올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1조4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는 5조8100억원 규모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반려동물 대상 서비스는 점점 차별화·고급화하고 있다. 반려동물 호텔, 미용실, 스파 등은 이미 일상이 됐고 전용 유치원, 장례식장도 인기다.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전문 반려견 훈련소·유치원은 전국 300여 곳에 달한다. 경제 수준이 높은 강남 일대에만 20곳 넘는 유치원이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맡기는 데 2만5000원~4만원, 한 달에 보통 40만~60만원이라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스쿨버스·스파 등 추가 서비스까지 신청하는 사람도 꽤 된다.

전지욱 퍼피스쿨 원장은 “사람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며 사회성을 배우듯 강아지도 사회적 활동이 필요하다”며 “혼자 사는 직장인 등 싱글족이 자주 온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장묘업체도 전국에 약 300곳이 운영되고 있다. 화장 작업만 거치면 15만~20만원, 화분장 등 옵션이 더해지면 여기에 5만~10만원을 더 받는다. 반려동물 사체 크기와 장례식 질에 따라선 200만~300만원가량이 들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보험까지 나왔으며 유치원과 장례식장, 종합문화센터에 명품 브랜드 매장도 등장했다. IT·미디어 기업들이 서비스하는 전용 TV 채널,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케어 시스템 등도 인기다. 사람들이 받는 서비스를 반려동물도 모두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만큼 반려동물 관련 직종도 다양해져 새로운 일자리 창출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번식 전문가인 ‘애견 브리더’,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도그워커’ 등 신종 직업이 등장했다. 동물병원도 2009년 2900곳가량에서 올해 약 3600곳으로 늘었다.

김태성 농협경제연구소 축산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고령화와 독신가구,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 증가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이들을 가족이나 동반자로 여기는 소비자들 성향을 감안하면 선진국과 같이 관련 산업이 고급화·대형화·전문화되며 신규 시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외로운 현대인들 품 안을 파고들면서 예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여러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반려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동물보호단체 카라(KARA) 관계자는 “반려동물 대량생산과 대량 판매는 불필요한 소유욕을 부추겨 부적절한 양육과 방치는 물론 동물 유기와 죽음의 주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안선혜

2014.11.08 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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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라 진정한 반려동물이 옳은 이야기가 맞고 또 그렇게  취급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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