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약 / 청조 박은경
오늘 아침 벼룩시장중
다른데서 가져온 상자 안에
추억이 담긴 물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반쯤 쓴 둥그런 고동색 구두약
울 아부지 구두에 천으로 바르고
솔로 싹싹 문질러 광을 내던 바로 그것
출근하시는 아버지 앞에
반짝반짝 빛나는 구두를 내밀면
잘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지
그 손길 한번만 더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