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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담
강정실
시커멓고 우묵우묵 얽은 돌들
하나씩 쌓다 보니
어른 손바닥만 구멍이 뚫려 있고,
질박한 선은 망자를 위한 경계석이라
그 속을 지나가는 바람은
굵고 애잔한 이야기꽃 피운다
밀치기만 해도
벌렁 나자빠질 것 같은 돌들
나뭇가지를 쌓아 올린
어정쩡한 지게의 모양새라
두 손바닥으로 힘껏 밀어보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쿨렁하고 움직이다가 그대로다
아하 살아 있구나
그래서 끄덕이는구나!
높지도 빈틈없이 채우지도 않은
산담 사이 구멍 난 곳으로
파란 바다가 보이고
멀리
한 척의 배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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