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한강

조회 수 5671 추천 수 13 2014.10.06 19:31:47
                       내 사랑 한강 
                                                     
  한강의 기적. 내 사랑 한강이 품고 있는 어휘(語彙)다. 
  내 가슴 속에선 언제나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삽입요망)
  내 나라와 나를 소통시키고 있는 한강은 대한민국 강원도 금대봉의 검룡소에서 발원되어 한반도 중부를 가로지르면서 서울을 지나고 태평양을 지나 기적적으로 재미한국인에서 사는 내 가슴 속까지 흘러들어 와 머문다. 
  서울에서 사랑을 타고 내가 사는 현지까지 뻗쳐 온 한강 물줄기는, 내가 해외에서 재미교포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영양수액을 공급받는 생명줄이다. 나는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게 하는 내 사랑 한강물이 때론 생수가 되어 시원히 내 마음을 적셔주기 때문에 오늘도 생동감 있게 현지에서 살 수 있음을 안다. 
기적을 일으키는 한강은 우리 민족의 가슴 속을 흐르는 영혼의 강이요, 내 사랑이다.
  아~, 내 사랑 한강! 나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지금은 제2한강의 기적을 바라는 세대에 살고 있다. 나는 이미 역사적인 한강의 기적을 체험한 세대를 살아온 것이다. 6·25, 4·19, 5·16, 새마을 운동, 월남 파병, 광주민주화운동, 88올림픽 등 최초의 여성 대통령. 
  시골에서 태어난 나는 줄 곳 지방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여고 시절에야 한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지만, 한강은 서울을 대표하는 강(江)이요, 또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아름답고 보배로운 한반도의 중요한 강임을 듣고 배워서 잘 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내 사랑 한강이 품고 있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면서 지금껏 살아왔다. 오늘날 재미동포의 삶을 잇대어 가는 나의 가슴 속에도 조국의 혼이 서린 한강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열약한 김포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탄 후, 한강을 스쳐 지나오면서도 가슴이 막혀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안타까운 마음만 지닌 채 1970년대부터 나는 해외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자동차로 한강대교를 편안한 마음으로 지나 세계 최고의 인천 국제공항을 넘나들고 있다. 시대와 환경은 달라졌어도 한강을 말없이 바라볼 때마다 나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울컥해 지면서 한없는 연민이 일곤 한다. 
생각만 해도 내 가슴이 뛰는 한강. 보고 또 보아도 아름답기만 한 한강. 보고 있으면서도 또다시 떨어져 지내야 하는 아쉬움에 눈시울이 젖어드는 한강. 지금은 머나먼 곳에서 무사함을 비는 마음으로 그리움을 달래야 하는 한강. 한강은 내 영혼을 신선하게 해 주는 영원한 내 사랑이다.
 한국전쟁 후 가난이 서러워 울던 시대로부터 새마을 운동 이후 경제부흥이 급속히 일어나,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한 것을 한강의 기적이라 사람들은 말한다. 내 사랑 한강은 야경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물줄기를 품어 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희망이 솟아나게 하지만, 때로는 피와 눈물이 섞여 있고, 뼈를 깎는 아픔을 감당해 내면서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영혼들이 그 속에 있음을 나는 안다. 그러기에 한강은 살아 숨 쉬고 있고 영혼을 새롭게 하는 기적을 일으키는 강인가 보다. 난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지만 언제라도 나를 품어 줄 한강이 있어 외로운 줄도 모르고 고단함도 잊고 감사한 마음으로 은혜답게 하루를 살아갈 수 있나 보다.
 내가 우리 영토를 넓혀간다고 자부하고서 재미동포로 생활하기 시작할 무렵에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잘 알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세계 지구본을 손으로 돌려 가면서 혀가 닳도록 우리 민족을 설명해야 했다. 그런데 팔팔 국제올림픽 이후로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져 전자제품 하면 코리아, 그리고 한강, 김치, 불고기라는 용어쯤은 거의 확실히 발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근래에는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미국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영어로 한 데 대해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은 행복한 통일 여행을 꿈꾸고 있다는 비전이 있는 연설을 국제언어로 들으면서, 나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미 본 느낌이 들었다.
 조국이 경제적으로 부강하고 든든해야 해외동포 생활이 수월하다. 십 여년 전에 있었던 엘에이 폭동 사건에서 본 것처럼 힘이 없어 억장이 무너지는 억울함을 당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식적으로는 한인들과 흑인들 사이에 갈등이 있어서 엘에이 폭동이 일어났다고 하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음을 현지 부근에서 사는 나는 알고 있다. 힘이 없는 민족이어서, 이민생활에서 오는 언어장벽 때문에 갖는 가슴에 서린 한(恨)을 긴 한숨으로 허공에 날려 보내 버려야 하는 억울한 희생자들의 모습을 나는 보았다. 모든 것을 포용하며 뼛골이 아프도록 노력하면서 열심히 사는 선한 재미동포들의 아픈 가슴을, 내일의 기적을 바라보고 있는 한강이 오늘도 어루만져 주면서 위로해 주기에 그래도 위안을 받으면서 희생자들은 살고 있음을 안다. 
 나는 한 사람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사랑하며 다른 인종과 잘 조화되도록 노력하여 화목하게 살기를 원한다. 나 자신이 진정으로 아름답게 변화되어 자랑스러운 재미한국인으로서 또다시 뜨거운 열정과 도전으로 내일에 대한 꿈을 안고 살아가는 그날이 오면, 나는 제2한강의 기적이 내 가슴속에서 일어났다고 말하리라. 인간의 힘으론 할 수 없는데 이루어지는 것이 기적이라 말한다면, 나는 신이 내려주신 축복이라 말하고 싶다. 나라에 공헌할 아무런 능력이 없는 약한 나지만 날마다 새로운 삶 속에서 지구촌 평화와 행복을 빌면 하늘이 웃는다.
  이제는 인생의 가을 소풍을 즐기고 있는 시기여서인지, 땅에 떨어져도 줍고 싶은 빛깔 고운 단풍잎이나 노랗게 물든 은행잎처럼 살고 싶은 생각이 크다. 
 어느 날, 서울에 있는 내 사랑 한강을 보면 재미동포로 아름답게 살려고 노력했노라고, 이제는 단풍 같은 향기를 지니고 다시 찾아왔노라고 나는 말 하고 싶다. 내 가슴 속에 파묻혀 있는 그리움을 한강물에 와락 쏟아 부으면서-. 
 오! 내 사랑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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