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조회 수 3184 추천 수 1 2016.12.04 10: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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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글

                                                                                                                                       


                                                                                                                                                                          정순옥


  좋은 글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좋은 글을 찾기 위해 이 시간도 술래가 되어 꼭꼭 숨은 좋은 글을 찾아 나선다. 소싯적에 친구들과 즐기던 숨바꼭질을 지금은 좋은 글과 하고 있다. “너는 생각이 많아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거야-“ 시골 할머니, 늙은 우리 어머니의 이 한 마디가 올무가 되어 나를 수필에 매이게 하고 있다. 문우 중에는 명성 높은 교수들한테서 문학수업을 받은 후에 문학인이 되었노라고 은근히 자랑하지만, 나의 문학에는 흙과 함께 평생을 보내신 우리 어머니일 뿐이다. 흙은 모든 생명을 잉태해 내는 자궁이며 사랑의 근본임을 알게 해 주신 우리 어머니는 내가 책 읽는 모습을 보시면서 행복해하셨다. 내가 즐겨 읽었던 책들 중엔, 심훈의 상록수, 이광수의 흙, 펄 벅의 대지, 박경리의 토지 등 대부분이 흙을 대상으로 쓴 글들인 걸 보면 내가 시골 태생이고 흙과 함께 살은 농부의 딸이었음을 말해 준다.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인격체를 가져야 함을 몸소 실천해 보여 주시던 어머니가 말씀하신 좋은 글을 나는 아직도 쓰지 못하고 있음은 내 인격이 부족함이어라. 아름다운 인생살이를 해야 살아 움직이는 삶 속에서 사랑의 향기를 품어내는 꽃 한 송이 같은 수필을 쓸 수 있을 텐데…..
  좋은 글이란 무엇이라고 정확한 대답을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겠고 여러 의견들이 있을 뿐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작가의 혼魂이 담긴 글이 독자와 소통이 잘 되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의견에 마음이 많이 간다. 아무리 화려한 문체와 해박한 지식을 넣어 한 작품을 완성했다 해도 독자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우면 좋은 글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꽃은 누군가가 이름을 불러 줄 때 비로소 꽃이 된다는데 글도 누군가가 읽고 감동을 할 때 좋은 글이 아니겠는가. 이 세상에 있는 수많은 문학인이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이렇듯 고민할 때는 삶의 참 의미를 깨닫기 위함이 아닌가. 삶의 참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그 대답을 수필을 쓰면서 조금씩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마음의 눈을 활짝 열고 아름다운 세상을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좋은 글이 쓰이리라.
  좋은 글이란 독자가 감동을 느끼는 글, 향기가 나는 글, 사랑을 느끼게 하는 글, 삶에 대한 애착을 깊이 느끼게 하는 글, 감사가 넘치게 하는 글 등등 삶에 대한 깨달음을 느끼게 하는 감동스런 글이어야 함이 틀림없다. 이론적으로는 알기에 정말 힘들여서 수필 한 편을 쓰긴 하지만 아직도 이렇다 할 작품 하나 쓰지 못하고 있으니 나는 어쩌랴. “어머니!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요?” 내가 아무리 여쭈어 봐도 우리 어머니는 미소만 짓고 계신다. 이렇게 고민에 빠지도록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쓰는 수필에 나는 왜 매달려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좋은 수필을 쓰고 싶다면, 나는 먼저 삶이 향내가 나야 하고, 삶이 투명해야 하고, 삶이 아름다워야 하리라.
  나는 오늘도 좋은 글을 쓰지 못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내 인생살이를 되돌아본다. 맑고 빛나는 생활이 아니었기에 좋은 글을 쓸 수가 없는 나 자신에 괴롭다. 모든 것들은 욕심에서 오는 것, 불필요한 것들을 버려야 하리라. 투명한 거울을 보면서 마음도 잡티가 없이 투명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인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운 한 편의 아름다운 수필을 쓰고 싶다. 모든 오물들을 말없이 포용해 주는 넓은 초록빛 바다를 보면서 세상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이 생기게 할 수 있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드높은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가슴이 확 트이는 시원스런 글을 쓰고 싶어진다. 하얗게 피어나는 목화송이처럼 부드러운 글을 쓸 수는 없는 것일까. 멀리서 들려오는 은은한 종소리나 그윽한 풍경소리를 닮은 글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잘 발효되어 맛있는 고추장처럼 맛깔스러운 수필을 쓰고 싶어 고민에 빠진다. 특히 나는 농부의 딸로 태어나서인지 모든 것들을 받아들여 따스한 빛을 받아 다시금 보송보송한 흙으로 변해서 새로운 생명을 신비하게 탄생시키는 흙의 사랑을 쓰고 싶다. 한없는 흙의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자격인데도 받고 사는 한량없는 빛의 은혜를 수필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독자들과 공감하고 싶어 막히지 않은 소통의 통로로 나는 쓰여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열정을 갖고 인내하며 열심히 수필 쓰기를 연마해야 하리라.
 순수한 내 삶의 흐름을 자연스럽고 진솔하게 표현해서 독자와 소통하면 좋은 글이 되리라. 문학의 한 장르인 수필은 우리네 인생살이의 생활기록이면서도 인생의 아름다움과 소중함 그리고 가치 있는 삶을 찾아내고, 나아가서는 꿈이 있는 인생의 정서를 생명력이 있는 문장으로 표현하면 좋은 글이 되지 않겠는가 싶다. 숨어 있는 인생살이의 아름다움들을 많이많이 찾아 내어서 수필이라는 이름으로 활짝 피워 내는 통로로 내가 쓰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도 세계 각처에 있는 문학인들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펜을 잡을 것이다. 때로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고생스런 일을 하는지 자문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쓰지 않고서는 못 견디게 하는 마음, 나는 그 마음이 이 지구의 한구석에 사랑을 심으며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마음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데 쓰임을 받고 있지 않은가.
  나는 오늘도 어머니가 말씀하신 좋은 글을 쓰려면 내 인생살이가 더욱더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함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할 수만 있다면, 가슴에 사랑만 품고 살아 소중한 인생살이에서 얻어지는 느낌들을 수필에 담아내어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살고 싶다. 내 인생의 꿈인 듯이 좋은 글을 쓰고 싶어하는 내 가슴에 은혜의 단비를 촉촉이 내려주시라고 간절한 소망의 기도를 두 손 모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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