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와 틀니

조회 수 3345 추천 수 1 2017.09.18 09: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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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와 틀니


                                                                                                                                                 정순옥


   선교와 틀니는 무()에서 유()를 창출해 내는 새로운 삶의 신비로운 기적을 볼 수 있다. 꼭 있어야 할 곳에 없어서는 안 될 무언가를 있게 하여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랑이란 아름다움이 서려 있어서다. 심사숙고해 보면, 원래는 있었는데 무슨 이유론가 사라져 버린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도와주는 아름다운 손길이리라. 선교와 틀니는 누군가를 즐겁게 하는 마력의 힘이 있어 요즈음 나는 생각만 해도 즐겁다. 선교지에서 틀니 때문에 유쾌한 시간을 가졌던 일을 생각하면 혼자서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즐거운 마음이 된다. 우리의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모르는 곳에 복음을 전하는 선교와, 이가 없는 곳에 가짜 이를 만들어 끼운 틀니는 새로운 삶에 대한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주는 신비로움이 있어 행복한 인생살이에서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 천 십칠 년, 칠 월 이십사 일,새벽 일찌기 모여서 드린 예배는 우리가 밟는 땅이 거룩한 땅이 되기를 원하오며,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이 거룩한 사람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라는 선교의 비전이 탁월하신 임진태 목사님의 간절한 기도가 가슴을 뜨겁게 한다. 아주 작은 겨자씨 한 알 같은 복음을 뿌리면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선교에 대한 소망을 하늘에 두는 선교팀들. 내가 40여 년을 바라보면서 섬기고 있는 몬트레이 중앙 장로 교회는 태평양 바닷가를 정원으로 두고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교회다. 교회문을 열고 놓고 강단 위에서 앞을 바라보면, 널따란 태평양 푸른 바다 위를 유유히 나르는 물새들의 모습과 함께 드높은 푸른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기에 감탄사가 튀어나오며 아름답게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 저절로 찬양을 드리게 되는 참으로 보배로운 교회다.

   멕시코를 차로 갈 수 있는 캘리포니아여서 우리 교회 선교팀들은 신앙의 꿈을 키우는 청소년들까지 모두 자동차로 움직일 수가 있게 되었다. 국경지대를 넘어 멕시코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전화도 쓸 수 없고 GPS도 쓸 수가 없어 내가 탑승한 차는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멘붕 상태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 몸짓으로 길을 묻다가, 조폭 같은 사람도 만났고 돈만 뜯어가려는 나쁜 사람도 만났다. 다행히 순발력 있는 애디 권사님의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참으로 선한 사람을 만나 무사히 선교팀에 합류한 기쁨이라니-. 멕시코 단기선교 팀장인 윤 권사님은 이산가족의 만남이라고 울먹인다. 본인이 의사인데도 아파서 몇 개월 동안이나 교회에 나오지 못했던 윤 권사님이 아니었던가. 멕시코 선교로 인해서 행복 호르몬인 엔도르핀이 솟아났는지 다시금 교회로 나올 수 있음과 동시에 선교팀장의 역할을 당당히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병든 자를 낫게 하는 하나님의 섭리요 은혜가 아니고 무엇이랴.

   멕시코 앤세나다에서 한국의 건강미를 보여주는 태권도를 세계에 알리면서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계시는 고센( Goshen )교회 이동훈 목사님을 만나니 모든 문제는 해결. 우리들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 후엔 각자 몸을 씻어야 하는데 수도꼭지는 있는데 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년 동안이나 가뭄이 들어 물이 나오지 않고 있단다. 식수는 사서 먹거나 정부에서 조금씩 배달해서 먹고 허드랫물은 시내에서 구해 온단다. 목욕은 할 수도 없고 화장실에 물이 없어 시내에서 구해온 물을 바가지로 조금씩 떠서 처리해야 하는데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소변은 별 문제가 없지만 대변은 참으로 난감하다. 누런 똥이 변기에 가득해도 물이 없으니 어찌하는 수가 없다.

   나는 합숙소에서 언제나 웃음거리를 품고 다니는 애디 권사님과 둘이만 있을 기회가 있었다. 재미 있는 똥 얘기를 해 주시겠다면서 왈~ 친구가 비대를 몰랐던 시절, 유럽여행 중에 호텔에서 두 개의 변기 중 예쁘고 깨끗한 변기에 대변을 했는데 변비가 심했던 터라 똥덩어리가 돌덩이같이 딱딱하고 굵어서 흘러가지 않더란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다시금 보니 똥덩어리가 그대로 있어, 할 수 없이 손바가지를 만들어 똥을 퍼서 커다란 변기에 넣어 흘려 보냈단다. 호텔 직원을 부르자니 동양 사람들의 무식함이 탄로 될 것 같아 챙피해서 할 수 없이 두 손으로 똥을 퍼서 비대에서 변기로 옮겼다는 얘기다. 그 사건이 너무도 재미있는지 입을 벌리고 웃으시면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권사님의 입을 보니 앞니가 하나도 없다. 나는 틀니를 빼 놓은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너무도 우스워 배를 쥐어 잡고 때굴 거리면서 큰소리로 웃다가, 순간적으로 틀니를 할 연세에도 훗날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어려운 선교지에 앞장 서신 권사님이 경이로운 생각이 들었다.

  선교지에서 항상 새롭게 배우고 느끼는 것은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다. 언제나 배려하는 마음은 주윗사람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한다. 우리가 단기 선교를 한 멕시코 앤세나다는 너무도 궁핍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기에 정부에서 배급을 나눠 준단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 배급 받은 물건을 자기 형편 보다도 더 못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 교회로 들고 온다는 것이다. 참으로 남을 위한 배려심에 감동의 눈물이 난다는 이선교사님의 말씀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에 관한 얘기를 듣는 선교팀들의 마주치는 눈빛이 새롭게 빛난다.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나, 이가 빠졌거나 또는 이를 제거한 사람들에게 박아넣는 틀니는 없어서는 안될 무언가를 있게하여 아름다운 삶을 영유하게 한다. 나는 한국전쟁 이후에 고국에서 만난 선교사님들이 그리도 부러웠었는데 지금은 나에게도 그 역활를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틀니 때문에 자유롭게 큰소리로 마음껏 웃을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남은 인생살이를 더욱더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는 주윗사람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 배려심을 갖고, 새생명을 잉태한 씨앗 한 알을 뿌리는 선교를 나는 이빨이 없어져 틀니를 끼기까지 지속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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