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

조회 수 1109 추천 수 0 2018.10.04 17: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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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의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

                                                                                                                               

                                                                                                                                 정순옥


여기저기서 평화의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햇볕 따스한 봄날에 살구꽃 봉오리들이 귀를 의심할 정도로 펑-- 소리를 내면서 터지듯이. 결코, 잊을 수 없는 1950625일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그리고 남북 간의 휴전협정. 분단 격동의 68년이란 세월을 견뎌낸 올해 2018427일 남북정상회담이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38선 군사분계선을 뛰어넘어 포옹했다. 삼천리금수강산에 사는 7천만 백의민족의 뜨거운 민족애를 교류한 것이다.

2018612일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의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열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하여 70억 세계인들을 기쁘게 했다. “여기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못된 과거가 발목을 잡고…….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천을 보게 될 것이라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말이 평화의 꽃봉오리를 터트리는 소리로 들린다.

가슴이 뭉클하다. 이천십팔 년 구월 이십일에는 남북의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높이 맞잡고 역사적인 만남을 세계에 알렸으니. 어느 날 통일이 되어 우리 땅과 하늘 그리고 바다로 우리의 아름다운 삼천리금수강산을 자유로이 구경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백두산 흙과 한라산 흙을 섞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며 기념식수로 심은 다복솔 나무가 잘 자라 우리 강토를 울창하게 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이제는 자라면서 무던히도 들었던 전쟁 이야기, 폭탄 터지는 소리, 빨갱이, 무찌르자 공산당 ……공포에 떨게 하는 언어들을 잊어버리고 살아도 될 세월이 지나지 않았는가. 요즈음은 민족의 숙원인 종전선언에 이어 통일을 알리는 소리로 가득하다.

한국전쟁이 돌발한 시기엔 나는 풍년 두부같이 토실토실하고 방실방실 웃는 귀여운 아기였다. 하늘에서 폭음을 내며 나는 비행기 소리와 폭탄 터지는 무서운 소리가 나면 우리 어머니는 나를 온몸으로 덮어 감싸고 방공호 안에서 쪼그리고 계셨단다.

때로는 예쁜 아기만은 살려야 한다고 나를 포대기로 싸서 겨우 눕힐만한 높이의 음침한 대청마루 밑에 숨길 때도 있었단다. 후루룩-! 암탉이 홰를 치며 알을 낳았노라고 알려준 날, 한국전쟁 때 내가 숨겨져 있었던 마루 밑으로 배를 땅에 대고 기어들어 가 달걀을 찾아보라고 어머니는 말씀하시면서 들려준 전쟁 때 겪었던 한 삶의 모습이다.

이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분단국가의 서러움은 남한,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이란 이름으로 세계에 알리면서 사라질 것이다. 평화의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즐겁게 들린다. 언젠가는 꽂진 자리에서 참으로 새롭고 신비스러운 평화의 열매가 맺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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