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돌방

조회 수 1038 추천 수 0 2018.12.11 15:55:52

      

온돌방.jpg


                                                                                                                                                                               



                                                                                                    온돌방

                                                                                                

따뜻한 온돌방 위에 드러눕고 싶어 나는 핫팩( Hot Pack)을 등 뒤에 대고서 침대에 눕는다. 따뜻한 온기의 감촉을 느끼고 싶어서다. 온돌방은 한옥의 전통적인 방법의 가옥 난방이다. 구조는 방 밖에 있는 아궁이에서 불을 피우고 그 따뜻한 연기가 구들장 아래에 있는 고래를 타고 밖에 있는 굴뚝으로 빠져나간다. 구들장 위에 황토를 바르고 마지막 순서로 콩댐한 누우런 장판이 바닥에 깔려 있어 친환경 난방장치임을 알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오래전부터 이 독특한 바닥 난방 속에서 살았다. 나는 이 온돌방에서 낳고 자라서인지 고국을 떠나올 때, 내 발목을 잡는 것 중의 하나가 온돌방이었다. 내 평생 못 잊을 무릉도원(武陵桃源)같은 사랑하는 온돌방이다.

온돌방은 따스함 한가지로 많은 것들을 생성(生成)해 내는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다. 따뜻한 온돌방에 누우면 상상의 나래가 펴저 아름다운 내 꿈의 궁전이 된다. 온돌방 아랫목에 온기를 보존하기 위해서 펴 놓은 작은 이불 속에선 사람들이 발들을 맞대고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꽃을 피우게 한다. 겨울철 따스한 아랫목에는 뚜껑 덮인 밥그릇들이 이불 밑에서 밖에서 돌아 올 식구들을 오손도손 기다리고 있다. 시골의 온돌방은 오지항아리에 청국장을 숙성시키기도 하고 엿기름을 띄우기도 한다. 때로는 널빤지에서 만들어진 메주가 꼬들꼬들 해 질 때까지 널려 있기도 한다. 소나기 내리는 여를철 장마철에는 빨간 고추들이며 옷가지들을 말려 내기도 한다. 날마다 가족들의 즐거운 식당이요, 때로는 가족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내가 살던 온돌방은 청소를 깨끗이 해 놓아서 기분이 좋다고 손으로 방바닥을 쓸어보시는 만큼 엄마의 칭찬소리가 솟아났던 곳이기도 하다.

온돌방이지만 따스한 온기가 없을 땐 냉방이라고 부른다. 누구나 냉방에선 머물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람도 어딘가 따스함이 있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가까이 살갛을 대고 싶은 마음이 일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없고 쌀쌀맞을 때 그런 것 같다. 진실로 사랑할 때 몸에서 따스함이 나오는 것 같다. 인생살이에서 따스함이 없다면 무슨 살 맛이 있겠는가. 남들보다 조금은 바보스럽다고 느낄 때, 오히려 온돌방처럼 훈훈한 온기가 서리는 것 같다. 온기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사람이 가깝게 있어야 친숙해지고 아름다운 인연을 맺을 수 있지 않겠는가.

온돌방은 따스함 한가지만으로도 수많은 것들을 신기하게 생성해 내고 있다. 나도 따스한 온돌방처럼 따스한 마음을 늘 품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슴에 따뜻한 사랑을 품은 사람이라야 따스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생각 속에서 내 꿈의 궁전을 거닌다. 따스함을 조용히 뿜어내기만 하는 무릉도원 같은 내 사랑 온돌방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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