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
은파 오 애 숙
글을 멋지게 쓰고 싶은데도
문장이 어수룩하고 맞춤법이 가물거리며
단어가 기억나지 않아 마침표 찍고 싶단다
시어가 휘날리는데도 정확히 몰라 쓸 수 없단다
나 역시 그러했다네 하지만 글을 쓰면서
닻을 내리지 않고 노 저어가며 시냇물 만나면 만나는 대로
강줄기 만나면 만나는 대로 넓은 바다를 만다면 만나는 대로
샛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강풍이 불면 부는 대로 가고 있네
어느 날 하늘 위에서 휘파람을 불고 있을 글 기대하며
봄비 속에 대지 적셔 수액 오르게 하고 살랑이는 봄바람이
여인네 싱그러운 마음에 봄 향기로 춤추고 백세시대라 노인네가
회도는 기쁨에 버들피리로 휘파람 부는 기대 속 바라보며
언제인가 작가의 성명은 기억나지 않지만 당선 소감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창시절 문예부에서 활동하면서 어거지로 붙잡혀 글을 쓰지 않으면 안되었는데 그 당시는 글쓰는 것이 너무 싫어 도망치고 싶었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작가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히던 글이 기억납니다. "기대치"라는 시을 읽으니 문득 떠 올랐습니다. 아마도 그 작가의 담당 선생님께서 어느정도 기대치가 있어 어거지로 붙잡아 쓰게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는 시였습니다. 감사히 즐감하고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