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간
정순옥
행복한 시간이었다.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행복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부르베리 팬케익 반쪽과 커피 한잔 마셨던 시간이. 사랑의 교제를 나눈 것이다. 행복한 시간이란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행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나는 보이지 않는 행복을 날마다 찾아다니곤 한다. 오늘 아침은, 행복이란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가슴속에 주어짐을 깊이 느꼈다. 2024년 1월 13일 청룡해가 지나고 내년 이맘때가 되면,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되어 있을 것을 생각하니 기쁘기 그지없다.
해마다 새로운 달력이 등장하게 되면 서로를 위하여 정다운 덕담이 오고 간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은 해가 바뀌어도 즐겁고 행복하게 들린다. 새해가 되면 공공단체들은 시무식을 하고 새 희망을 품고 새로운 계획을 다짐한다. 내가 속해 있는 교회도 하나의 공동체이기에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신년이 되면 신년 감사예배와 함께 신년 특별기도회가 일주일 동안 진행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신년 특별 새벽기도회가 있었다. 우리 교회는 나의 미주이민역사를 엿볼 수 있는 미주한인 교회다. 내가 미국에 이민 와서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이 년 정도 보낸 후 이곳 몬터레이로 이사한 1980년 봄부터 다니고 있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 새벽기도회는 현시대에 발맞추어 최첨단 컴퓨터 기구를 사용해 처음으로 실시간 예배로 이루어졌다. 집안에서도 실시간으로 똑같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참 신기한 시대에 살고 있어 편리했다. 나는 남편과 보조를 맞추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컴퓨터로 실시간 예배에 참석하고 토요일은 교회로 나갔다. 올해는 새해 특별 새벽기도회를 마친 후에 특별한 사랑의 교제 시간이 있다는 광고가 있었다. 하나님의 자녀로 택함 받은 구원 받은 행복한 성도들이 모여 성도의 교제를 나누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지만, 교회가 아닌 특별한 장소에서 하는 아침 식사는 가슴을 설레게 했다.
신선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향긋한 커피향이 흘러나오는 ‘First Awakenings’라는 식당을 찾았다. 식당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그곳을 지날 때마다 목격하곤 한다. 몬터레이는 관광도시기에 여행자들이 끊이지 않아 간단한 아침과 점심을 함께 먹는 브런치 카페가 많은데 간단한 음료수와 음식이 제공되기 때문에 선택의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커피와 각종 티, 그리고 시원한 음료수 등을 자유로이 마실 수 있다. 각자 원하는 대로 식당메뉴를 보고 선택한 음식을 고르기에 나는 부르베리 팬케익을 선택했다. 빠질 수 없는 목사님의 축복기도는 “식사를 대접하는 가정에 만복을 주시고 함께 모인 성도들에게 풍성한 교제가 이루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기도는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아뢰는 것이므로 기적을 일으키고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음을 믿는다. 그러기에 거룩한 기도는 참으로 중요함을 안다. 기도를 마치고 눈을 뜨니 내가 앉은자리에서 훤히 보이는 유리 창밖 풍경이 예술적으로 아름다웠다. 자동차 교차로에선 활력소가 넘치게 희망을 품고 바쁘게 오고 가는 차량들과 여러 모양의 상점들이 보이고 하늘과 바다가 보였다.
하늘은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이고 있었다. 새벽에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하늘에 새털구름이 쫘-악 깔려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한 폭의 풍경화는 내 가슴을 황홀하게 했다. 창조주 하나님의 걸작품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눈앞에 보이는 상점은 아직도 뜰에 있는 나무에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에 있는 꼬마 등들이 연이어 깜빡이고 있었다. 내가 직장생활 했을 때, 그 앞을 지나가면서 자동차 바퀴가 터져 가게에 들어가 도움을 청한 일이 있었다. 그때 친절하게 주인이 도와주어 자동차 보험회사에 연락할 수 있었고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도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언제나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에게 언제나 도우미를 보내주시는 보이지 않는 거룩한 사랑의 손길이 있는 것을 나는 믿음으로 안다. 나에게 가장 좋은 길로 가장 안전한 길로 인도해 주시는 주님을 믿기에 행복한 시간을 누릴 수 있지 않나 싶다.
행복한 시간은 어느 누구나 가질 수 있고 행복의 조건도 다양하다. 행복한 시간이란 세상적인 좋은 환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행한 시간에도 있다. 눈물 흘리며 불행한 환경에서 견디어 낼 때도 기도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 내면에서 생기는 행복이 있음을 안다. 현실에만 급급하지 않고 내세를 바라보는 신앙생활은 은혜 받은 자의 행복이 서려 있지 않나 싶다. 나는 욕구가 충족되어 순간순간 행복할 때도 있었지만, 평생토록 전능자가 나를 보살펴 주심을 믿는, 진리 안에 거하는 행복이 있어 좋다. 좋은 감정으로 아름다운 정서 생활을 하면 삶의 질과 가치를 높여주는 행복한 시간은 늘 가까이에 있는 것 같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수없이 들으며 행복을 가슴에 품은 축복의 날이다. 오늘같이 좋은 날은 희망찬 아리랑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서로서로 정답게 사랑의 교제를 나누는 시간은 참으로 기분 좋은 시간이다. 자유롭게 삶을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허락해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하늘을 우러러보니 구름이 창조그림을 신비롭게 그리고 있다. 행복한 시간을 가진 날, 구름 속으로 날아오르는 청룡처럼 나의 꿈이 높게 솟아오름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