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 아침

조회 수 357 추천 수 2 2022.12.31 17:11:16

                       뉴욕 눈.jpg

 

 

                    세모(歲暮) 아침

 

                                    가원 유경순

 

     한해가 지나면서

     뜯어버린 열두 달의 나날들이

     머리 위에

     마음 위에 쌓여 있다

 

     눈이 쌓인 겨울나무는

     허리를 굽히고

     지난 계절의 냄새와

     먼지 되어 떨어져 버린 많은 날들을

     보듬고 껴안아

     불그스레한 얼굴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헐겁고 초라해진 모습은

     현실이 되어 나를 따라오고

     거울 속 미소 머금은 눈가에는

     황금빛 햇살을 타고

     작은 오솔길을 만든다

 

     희어져 버린

     가느다란 머리카락 위로

     안개꽃 되어 눈발이 흩날리고

     책상 위 은빛 작은 액자 속에서 웃고 있는

     아가들의 해맑은 웃음이 시간을 멈추고

     행복한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한다

 

     세월이 흘러가는 것과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한해가 저무는 나약해진 태양 앞에서

     잔바람이 되어 비켜가고 있는 것은

 

     그래도 내일이라는 희망의 새해와

     설렘이 있기에

     올해를 떠나 보낸다


배원주

2023.01.01 15:48:41
*.48.184.98

뉴욕에서의 세모이군요.

설램과 기쁨이 충만한 계묘년을

모든 회원님과 함께

기대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추천 수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7645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9787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7358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7396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027 5
1144 [시]---시인의 정원, 사유의 날개/은파 [2] 오애숙 2021-11-07 190 1
1143 번번이/ 자유시 박은경 2021-12-26 190  
1142 [시조] 천렵(川獵) 박은경 2020-06-18 191  
1141 [단시조] 환영인사 [3] 박은경 2020-10-23 191 1
1140 [단시조] 봄비 [2] 박은경 2021-04-05 191 1
1139 행시/ 그 발자취 박은경 2021-12-16 191 1
1138 [시조]제주 올레길 [2] 박은경 2020-07-05 192 1
1137 (수필) 반가운 편지 file [1] 정순옥 2020-10-12 192 2
1136 칼국수 반죽 file [1] 유진왕 2021-06-26 192  
1135 오이의 꿈 [3] 이금자 2021-07-08 192 1
1134 게이트웨이 [3] 오애숙 2021-12-21 192 1
1133 [단시조] 영원한 약속 박은경 2021-12-25 192  
1132 단시조/ 소나기를 맞으며 박은경 2021-11-11 193  
1131 회원님들께 인사 올립니다 file 홍마가 2024-04-02 193 2
1130 조각 file [1] 강정실 2020-11-29 194 1
1129 순자 언니의 웃음꽃 file 정순옥 2021-01-13 195 1
1128 은행 [2] 박은경 2021-10-18 195 1
1127 [시조] 황금 궁전 file [1] 박은경 2020-05-26 196 1
1126 [별] 호야꽃 분재 file 박은경 2021-02-21 196 1
1125 한영시/ 백합 [Lillies] 박은경 2021-08-11 19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