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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독 한국문화원 발행 '한국문화' 잡지 게재 사진(오른쪽 두번째 손탁, 베를린·레겐스부르크)

 

 


1922년 7월 칸 자택서…묘비엔 '조선황실 서양전례관'

 

 (베를린·레겐스부르크) 조선 말 한국-독일 관계사를 살피다 보면 독일 국적의 한 프랑스 여인(독일령 알사스 태생)이 유독 크게 눈에 들어온다. 마리 앙트와네트 손탁(1838∼1922)이다.

손탁은 고종이 재위하던 시기인 1896∼1909년 황실전례관(Hofzeremonienmeisterin)으로 일했다.

직함이 말해주듯 황실 음식과 의전을 챙기는 게 공식 업무였지만, 외국 고위 사절과 조선 황실의 가교 역할을 하며 배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사료는 전한다.

열강이 조선 반도를 유린하며 각축하던 시기, 아관파천이라는 대사건은 당시 러시아 공사에서 근무하던 손탁을, 고종이 환궁 후 전례관으로 발탁하게 된 직접적 계기였다.

고종에게 커피 맛을 알게 해 줬다는 에피소드가 흥미롭게 회자되는 손탁은 고종, 아니 조선 황실에 은인 같은 존재로도 비쳐졌다.

그런 그녀의 당대 행적은 대부분 잘 알려져 있지만, 1909년 전례관을 그만 두고 조선 반도를 떠난 이후 여생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주독 한국문화원 발행 '한국문화' 잡지 게재 사진(왼쪽 손탁, 베를린·레겐스부르크=연합뉴스)고종이 하사한 땅에 지은 '손탁호텔'로도 유명한 그녀가 전 재산을 러시아에 투자했다가 몽땅 날리고 객사했다거나 1922년이 아니라 1925년 사망했다는 등속의 낭설이 끊이지 않은 것은 그만큼 사실관계에 관한 다툼이 많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손탁의 추천으로 1905∼1906년 1년 동안 조선 황실의 외교전례를 담당했던 독일여성 엠마 크뢰벨의 저서 『나는 어떻게 조선 황실에 오게 되었나(Wie ich an den koreanischen Kaiserhof kam)』(엠마 크뢰벨 저)의 번역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손탁이 프랑스 칸에서 편안하게 생을 마감했음이 밝혀졌다.

칸에서 여생을 보내려고 미리 살 집을 마련했다는 사실도 함께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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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독 한국문화원 발행 '한국문화' 잡지 게재 사진(왼쪽 손탁, 베를린·레겐스부르크)


크뢰벨 저서를 번역한 김영자(76) 독일 레겐스부르크대 박사는 최근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자신이 독일 에어푸르트대 비교문학자인 질비아 브레젤 박사의 논문을 보고 나서 칸 현지 답사에 나선 결과 그의 사망신고서를 확인했고, 묘지를 찾아가 참배까지 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1922년 7월 7일 오전 8시 칸에 있는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기록돼 있었다"고 소개하고 "칸 시립천주교묘지를 찾아가 '조선황실의 서양전례관 마리 앙트와네트 손탁'이라고 새겨진 묘비에 참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브레젤 박사는 지난해 7월 주독 한국문화원이 발간하는 잡지 인터뷰와 논문에서 2013년 3월 묘지 답사와 사료 입수 등을 통해 먼저 손탁의 사망 일시와 장소 등 세부 사실을 확인했음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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