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피는 꽃

조회 수 2089 추천 수 4 2015.08.04 23:46:45

 

-타향살이-       

 

      그리움에 피는 꽃

                                                                                                                    은파 오 애 숙

한 세월 흘러, 흘러

검은머리 파뿌리 되기 전

반백이 다 되어 가는

머리 모양새에

골패인 주름진 이마가

정겨운 나이가 되어 간다

 

휘영청 달빛에 어리는 얼굴

오롯이 녹아 맘속에 스민다

슬픈 이야기 만나기 전

꼭 봐야 할 얼굴이다

누구나 뼈를 한 번은 땅에 묻기에  

가슴 절이기 전 만나야 할 얼굴이다 

 

아파트 앞 양로병원에서

요란한 소리가 밤하늘에 정적을 울린다

황급히 구급차 911의 부름으로

누군가가 병원으로 실려 가는 밤이다

혹여, 이억 만 리 땅에서 부르는

그 소리는 아닐는지

  

하늘로부터 내려온 

창세로 이어지는 심층 깊은 밤

어둑새벽을 뚫고

밤하늘에 하얀 안개비가 내리는 데도

그리움에 모닥불이 마음에  피어나며

콩닥콩닥 심장소리 그칠 줄 모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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