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앞에 서성이는 일세대
동그라미 그리려다 사라진다
낯설고도 낯익은 듯한 얼굴이
황사에 짖눌리고 질곡의 숲에
피페한 갈매기 주름이 앉아있다
기나긴 동지섣달 엄동설에 움추려
온몸으로 울던 어미새의 누런빛에
잿빛 머리칼이 검은머리 헤집고
연륜에 세월의 흔적이 쓴 미소한다
콧등위로 휘날리며 바람 결에
흩어진 퍼즐 몰고와 훼모라치나
입가에 모나리자 미소 띄우며
한 땐 여유롭게 보냈다 싶은데
풍산에 역풍 만난 몰골로 숨죽여
황사 뒤집어 쓴 채 누런얼굴로
이민 일세 현주소에 살고 있다고
추억의 가로등 깜박이며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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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 역에서
은파 오애숙
하루하루의 삶이 꽃구름 위에서
무지개 갈망하는 이가 있다지만
어떤이는 삶 자체가 뙤약볕 같은
사막이라 싶어 사위어가는 맘이네
꽃구름 위에서 무지개 갈망하든
뙤약볕 사막에서 사위어가는 이든
가도 가아도 끝없는 인생길 위에
우리는 모두 신기루 갈망하고 있네
빈손 들고 왔다 빈손 들고 가는 인생
다시 한번 정신 곧춰 눈 크게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