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하루

조회 수 189 추천 수 1 2020.04.07 05:51:11

 

  긴긴 겨울 날

  탁 트인 거리로

  산책을 나서면

  누군가 다가와

  친구처럼

  이야기 할 줄 알았는데

 

  동네 한 바퀴 돌고 와도

  보이는 건 앙상한

  나무와 나

  코로나19의 횡포에

  대문 꼭꼭 잠근

  인적 드문 이곳에서

  앞으로 남은여생

  어떻게 살아갈까

 

  열어놓은 문으로

  쏟아져 들어온

  그 못된 것 때문에

  파김치 된 내고향

  갈수도 없고

 

  언어와 생김새

  모두 다른 이곳에서

  어울렁 더울렁 살다보면

  코로나19도

  슬금슬금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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