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고락 간의 사유/은파 오애숙
한바탕 소나기 퍼붓더니
길을 가르고 지나가고 있다
옳고 그름 분명하고 정확해도
수박 겉핥기식 그 무성함으로
황망함만 여울져 가고 있다
결국 쭉 정인 걸 모른 채
세상이 온통 거미줄로
뒤범벅되어 갈 바 알지 못해
허우적 늪에 방황하고 있어도
누구 하나 눈 길 주지 않고 있어
가을비에 비애만 가득해
눈물로 심연 범벅 인다
끝 안 보이는 인생 고락
왔던 길 되돌아갈 수 없고
절대자의 섭리를 아는 자 만이
고난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족장시대 의인 욥 결말에서
인생사 위로받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