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독서가 좋아

조회 수 280 추천 수 3 2020.09.06 08: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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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가 좋아

 

                                                                                                    정순옥

 

   독서가 좋다. 이 나이에도 독서가 좋아 책을 읽을 때는 희망이 넘치는 학생 기분이 든다. 독서는 나이를 잊게 하는 마력이 있나 보다. 여러 가지 취미생활 중에서도 아주 쉽게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독서가 아닌가 싶다. 특별한 도구가 필요치 않고 책 한 권만 손에 들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적은 공간에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즐길 수 있으니 독서처럼 좋은 취미생활은 없는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이 꿈꾸어지기도 하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좋다. 책 읽기를 즐기니 저절로 행복한 삶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독서(讀書)는 타인과 생각을 나누는 비대면 소통의 도구일 것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저자의 마음을 알아보려고 노력하고 또한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되니 말이다. 독서를 하다 보면 고전과 현대를 접목해 새로운 생활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면 인생살이의 소중한 자기의 쉼터를 마련하는 셈이니 얼마나 유익한 일인가. 책 읽는 시간에 가끔 자기 성찰도 할 수 있으니 참으로 좋은 자유 시간이라 할 수 있겠다. 독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해 주는 시간을 초월해 인생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워 주어서 좋다.

  내가 읽는 책들은 주로 수필집이나 소설 그리고 시집 등 문학서적이다. 사랑을 주제로 하는 고전과 현대문학 작품들은 서정적인 정서를 많이 갖게 해 주어서 좋다. 메마른 땅 위를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둔한 감성으로 살아가는 나의 생활에서 독서는 오아시스 역할을 해 주는 셈이다. 때로는 책꽂이에 있는 오래된 초등학교 교과서도 읽는다. 인생살이의 기초적인 지식과 생활태도를 교육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과서는 늘 나를 푸르고 싱싱하게 만들곤 하기 때문이다. 소싯적 아름다운 추억도 느낄 수 있게 하고 하늘의 별을 따다 나에게 주겠다던 첫사랑이 지금은 하나의 별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동화 같은 무지개 꿈도 갖게 한다. 가끔 삶의 의미를 다룬 철학적인 책들도 읽고, 종교적인 책들도 읽는데 나의 의식을 일깨워 참신한 세계를 주어서 좋다.

  독서를 함으로써 이 세상의 역사도 알 수 있고, 인류가 살아온 흔적도 볼 수 있다. 시대의 변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지혜를 독서는 안내해 주고 있다. 희노애락(喜怒哀樂)이 범벅되는 일상적인 삶 속에서 경험한 모든 일들이 인류의 공통적인 생활의 연속임을 책을 읽음으로써 느낄 수 있다. 한 세대가 시작되어 끝이 날 무렵에 또 한 세대가 시작되어 연연히 시간을 잇대어 가는 인류의 모습을 문학과 예술을 통해서 형상화하고 있음을 독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내 인생에도 아름다운 무늬가 있다면 독서가 준 선물이 아닌가 싶다. 인생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살고자 하는 몸부림을 독서를 통해서 할 때가 잦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지, 보람있게 살 수 있는지를 책을 읽음으로써 스스로 터득할 수가 있게 된다. 책에 있는 내용에 몰입하다 보면 작자의 사상과 나의 사상의 정점을 찾게 되기도 한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 자신이라는 생각과 나 자신을 사랑해야 행복해진다는 깨달음을 얻게도 된다. 영혼을 살찌우는 독서의 힘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쌓아가며 영원히 행복해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도 한다.

다독(多讀)하다 보면 세계적인 작가를 만나고 인격적인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 지구촌 곳곳에서 여러 양상으로 인류를 이끄는 사람들의 모습을 독서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시대를 초월한 만남의 장소. 사상을 초월한 만남의 장소. 국가를 초월한 만남의 장소. 성별을 초월한 만남의 장소 등 수 없는 것들과의 만남의 장)이다. 시인 김소월이나 헤르만 헤세도 만나고, 소설가 박경리나 벌도 만나고, 피천득 수필가도 만나고, 이해인 수녀님이나 법정 스님도 만난다. 저술가 박정규 형부도 책 속에서 다시 만난다.

독서가 좋아 무슨 이익들이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지금은 영상 매체가 발달하여 전자 서적도 널리 보급되고 있어 좋다. 독서는 무엇보다도 내면세계의 변화를 가져온다. 지식 창출, 사회적 소통, 권선징악(勸善懲惡)을 알게 한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중요성이나 반성을 할 기회를 포착시킨다. 인간의 근본은 사랑임을 느끼게 하고 인류의 근원을 생각하게 한다. 감성과 서정을 갖게 하고 문화문명과 예술의 아름다움을 깨닫게도 한다. 인류는 공동체이기에 서로 상호 협력하면서 살아가야 함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생의 아름다움은 사랑임을 알게 한다. 사고력( 思考力)을 키우고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는 정신을 배우는 등 유익함이 많다.

내가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내 인생을 이끌어 가는 힘은 독서로부터 나온 것 같다. 제일 먼저 읽기 시작한 동화책 소공녀에서 어려움을 참아내는 ‘--- 하는 셈 치고로 배운 인내심은 지금도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소설의 기초를 이룬 이광수 소설, ‘사랑이나 유정에서는 절제하는 아름다운 사랑법을 배웠고, 학창시절에 의무적으로 읽었던 문학전집에서는 수많은 소중한 삶들을 엿보았다. 근래엔 딸아이가 읽어보니 좋다라면서, 생일 선물로 준 한국어로 번역된 이민진의 장편소설 파친코를 읽었다. 1.5세 이민자의 작품이어서인지 책 이름부터 세대차이를 느끼면서도 한국인의 핏줄을 다룬 내용에 대견한 생각이 든다. 짓밟힌 이민자의 투쟁적 삶을 이어가며 정체성의 의문과 맞닥뜨리면서 끝내는 뿌리를 내리는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체험적 장편소설이다. 나의 희망적인 이민생활을 새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독서가 좋다.

 책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느끼면서 살 수 있음에 감사한다. 행복은 책을 읽음으로써 찾아오고 있음을 나는 늘 느끼고 있다. 나는 독서가 좋아 오늘도 눈을 비벼가면서도 진리의 말씀 성경책을 비롯해 이런저런 글들을 읽는다.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내 가슴 밑바닥을 훑고 지나가는 기분이 들 때까지.


박영옥

2020.09.08 13:24:50
*.50.110.229

잘 지내시지요? 죤스타인벡 하우스에서 뵌 적이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참 세월이 잘 흘러갑니다. 

박은경

2020.09.12 08:02:53
*.36.72.70

저도 책 읽기가 최고의 취미랍니다

요즘은 컴퓨터에 많은 시간을 바치고 있지만요

그래도 자기 전에는 꼭 몇장 읽고자지요

예전에는 밤을 꼴딱 새면서 책을 보기도 했답니다 ㅎ

이경미

2020.09.13 12:33:10
*.67.230.50

정순옥 작가님, 좋은 수필 감사합니다. 저는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으니, 라고 생각하면서 좋은 책을 통해 얻는 기쁨을 아주, 아주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다량의 책을 접하지는 못하였으나 무게감 큰 책을 한 권 두 권 만나면서요.... 늘 건강하세요 --- 이경미 올립니다 --- 

정순옥

2020.09.13 16:07:25
*.208.238.159

  * 박영옥 선생님; 소식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모임 때 우리 꼭 다시 만나요.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박은경 작가님; 아직 뵙지는 못했지만 저희 웹사이트에서 열심히 활동 하시는 모습이 좋습니다. 늘 댓글 달아주셔서 고마워요. 회장님 도와 주실 수 있는 회원이 생긴 것 같아 좋습니다. ㅎㅎㅎ-

 *** ㅇ~ㅗ ~ ㅎ 우리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 샛별! 이경미 소설가.  찿아 주어서 고마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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