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년 ‘현대문학’이 진단한 2000년대 문학

조회 수 10121 추천 수 1 2015.01.10 12:08:20

<현대문학 2015년 1월호>

 

1420716623_00522068001_20150109.jpg

 


국내 최장수 문예지 월간 <현대문학>이 ‘회갑’을 맞았다. 1955년 1월호로 창간한 이 잡지는 지난 60년 동안 한 호도 거름 없이 발행되어 창간 60주년인 2015년 1월호로 721호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지지난해 박근혜 수필 재수록과 이제하 등 연재소설 거부 사태를 거치면서 위기에 빠졌다가 편집진을 다시 짜는 등 진통을 거친 뒤여서 60주년 기념호를 대하는 감회가 새삼스럽다.
본문만 510쪽 남짓 두툼한 ‘특대호’로 나온 <현대문학> 1월호는 다채로운 특집으로 갑년을 기념했다. 김행숙·서민·이광호·한유주 등 20명이 ‘버리지 못한 것들’을 주제로 쓴 에세이, 젊은 작가 백수린·손보미·정용준·최은미가 이 잡지 편집위원인 소설가 이기호의 사회로 나눈 좌담 그리고 ‘2000년대의 한국 문학’을 주제로 삼은 평론가 네 사람의 글 등이 풍성하다. 해마다 신년호 권말부록으로 싣는 130여쪽 문인 주소록이 부피를 더했다.


신형철 조선대 교수는 ‘2000년대 한국 시의 세 흐름-깊어지기, 넓어지기, 첨예해지기’에서 서정, 실험, 정치라는 열쇳말로 2000년대 한국 시의 세 흐름을 요약했다. 그는 199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를 한국 서정시의 절정기로 파악하면서 동시에 “1990년대 이래 서정시의 문법들이 어지간히 관습화되었다는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 시기도 그 무렵인 것으로 본다. 서정시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 ‘2000년대 한국 시’는 1인칭(의 전제주의)에 대한 반발을 거쳐 “시적 주체를 새롭게 창안해”내는 데로 나아간다. 다른 한편 “2008년 이후 한국 사회에 나타난 일련의 부정적인 변화들”은 시와 정치의 관계에 대한 모색을 불러왔다. 그러나 이 흐름은 “실제 작품들로 자신을 입증하는 데 충분히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고 신 교수는 지적했다.


김경수 서강대 교수는 ‘시민사회를 꿈꾸는 상상력의 출현’이라는 글에서 2000년대 한국 소설의 특징으로 ‘소수자의 발견’을 든다. “2000년대 우리 소설은 지난 100년의 세월 동안 우리 문학이 도달하고자 애썼던 진정한 시민문학의 문을 열어젖혔다”고 보는 그는 공지영과 손아람의 작업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대안 담론과 공론성 회복의 흐름’에서 생태시학과 여성시학, 문학권력 논쟁, 친일문학 논의, 시와 정치 논의 등으로 2000년대 비평의 흐름을 정리한 뒤 “2000년대 이후 비평은 우리에게 여전히 비평의 공론성 회복 가능성과 그 과제를 시사해 준다”는 결론을 내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추천 수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4805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7224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4626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4820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1413 5
1954 언어는 일찍 가르쳐야 한다 file [1] 제봉주 2015-02-13 10175 1
1953 울루와뚜의 파도를 즐기는 방법 file 웹관리자 2014-10-19 10148 5
» 갑년 ‘현대문학’이 진단한 2000년대 문학 file 이병호 2015-01-10 10121 1
1951 마추픽추 여행기 [1] 정덕수 2014-12-18 10106 2
1950 미국 대학에 한국어 책 보내요 file 웹관리자 2014-10-11 10101 1
1949 핼러윈 데이, 프랑켄슈타인 호박재배 file 정순옥 2014-10-30 10053 1
1948 90년대를 풍미한 베스트셀러 [1] 지상문 2015-02-02 10050 1
1947 왕비 외모의 간택기준에 file 오애숙 2014-12-26 10004 2
1946 고전번역은 과거와 현재의 소통 file [1] 웹관리자 2014-12-01 9971 2
1945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 file 웹관리자 2016-06-18 9889 1
1944 영국 회사, 매 훈련과 사냥 위한 드론 개발 석송 2015-03-22 9756 1
1943 반려견과 함께 하면 옥시토신 분비 촉진, 유대와 사회성 강화 file 웹관리자 2015-04-17 9750 1
1942 충만 태안 고마해역, 고선박 발견 해저탐사로봇 투입 file 지상문 2015-04-22 9717 1
1941 수석 감상과 봄나들이 file 석송 2015-03-10 9680  
1940 개관 1년만에…‘만신창이’ 국립현대미술관 file 웹관리자 2014-11-24 9637 2
1939 겨울철 가려움 file 웹관리자 2014-11-01 9613 1
1938 분홍돌고래, 정말 사라질지 모른다 [1] 석송 2015-03-20 9610 1
1937 ‘황금알’ 낳는 ‘웹소설’ 문학계 ‘지각변동’ file 강정실 2015-06-07 9556 1
1936 노이슈반슈타인 성 [1] 웹관리자 2017-01-16 9552 2
1935 은유와 상징, 색이 주는 메시지 file [1] 강정실 2015-08-11 954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