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랄

조회 수 139 추천 수 0 2021.05.23 13:52:48

< 제기랄 >

 

칠십 네살짜리, 아직 늙지도 못한 사람이

엊그제 그냥 맥없이 떠났소

숨을 안 쉬더라구, 

게으름뱅이 같으니라구

 

어려서 부모 따라 월남해서는

구두닥이에 신문 팔이에

시대의 설움 온통 혼자 짊어지고

여기저기 헤집고 살다가

바다를 건넜다누먼

어짜피 바닥 인생, 밑질 것도 없고 해서…

 

악착같이 살은 덕에

학위 따고 교수도 되고

사람도 모이고 돈도 모이고,

남부럽지 않은듯 했는데…

 

허리 필 무렵 어느 날, 의례히 그 공식처럼

병이 찾고, 우리 집을 찾고…

그래서 내게 왔더이다

 

회복되면 뭐 하고싶냐니까,

제일 먼저, 짜장면 집에 가고

그 담엔 바다 낚시를 가련다고,

꿈에 그리던 소원이래, 그게…

 

그래서 내가 데려가마 약속했지, 철석같이

유월에 가자 했는데,

글쎄, 그 젊은 사람이 갑자기, 

숨을 안 쉬어, 바보같이…

 

사실은, ‘멍청하게’라고 해도

난 성이 안풀리네…

언어가 순화되지 못했다는 둥, 주절거리면

당신은 뭘 모르는 사람이야, 쌩판…

 

내 말은,

열씸히 다니자구, 놀자구,

후회하지 않게시리,

짜장면 집도 가고, 바다도 가고, 제기랄!…

 

 


박은경

2021.05.23 14:06:43
*.90.141.135

그래야지요,,,가고싶은 곳 다 다니고

먹고싶은것 다 먹고요

작년에 못 간 한국에 가려고 준비중인데

망할노무 코로나가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네요 ㅠㅠ

유진왕

2021.05.23 14:10:29
*.217.28.137

허허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7614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9741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7307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7346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008 5
1535 피마자 잎 [1] 유진왕 2021-05-25 76  
1534 소소한 일상이 그립고... [1] 유진왕 2021-05-25 4745  
1533 아,,, 그 날 ! file 박은경 2021-05-24 128  
1532 [4단시] 푸른 오월 [1] 박은경 2021-05-24 117  
1531 지음(知音) [1] 유진왕 2021-05-24 126  
1530 바다 가자 [1] 유진왕 2021-05-24 112  
1529 하루의 날개를 접고 [1] 유진왕 2021-05-24 209  
1528 종아리 맛사지 [1] 유진왕 2021-05-24 126  
1527 윤장로, 건투를 비오 [1] 유진왕 2021-05-24 90  
1526 [행시조] 오월을 보내며 박은경 2021-05-24 135 1
1525 맹그로브 박은경 2021-05-24 113 1
1524 [연시조] 나무의 변신 [1] 박은경 2021-05-23 2027 1
» 제기랄 [2] 유진왕 2021-05-23 139  
1522 전령 file [1] 유진왕 2021-05-23 108  
1521 그래도 그기 최고다 [1] 유진왕 2021-05-23 1330  
1520 낯 선 세상이 온다누만... [1] 유진왕 2021-05-23 154  
1519 역사에 맡기면 어떨지 [1] 유진왕 2021-05-23 149  
1518 [연시조]바오밥 file [1] 박은경 2021-05-23 133  
1517 글쟁이 [2] 유진왕 2021-05-23 7644  
1516 물냉면 [2] 유진왕 2021-05-23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