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자루

조회 수 155 추천 수 0 2021.06.06 10:28:08

< 보리자루 >

 

 

지리산 산자락

거기가 내 고향인데...

눈 덮인 장엄한 그 모습

그 산은 언제나 거기 우뚝 서있고

 

깊은 산에서 내려온 맑디맑은 냇물

강물 되어 시원스레 흐르고

수박냄새 나는 향어가 세차게 그 물살을 거스르고...

꿈에도 정겨운 내 고향…

 

그런데, 지리산이 멋있다고 대단한 산이라고

감탄을 마지않는 사람들을 보면

난 그저 엉거주춤 서있는 보리자루

얼른 말꼬리를 돌리든지...

난 여직 거길 한번도 올라가 보질 못했으니... 

 

한 서른 해쯤 전에는

안데스산 턱밑에서 살았소, 좀 떨어지긴 했지만

그러나 내게 안데스산을 묻지 마시게

어떻게 어떻게 살다 보니

또 거길 올라보지 못하고 떠나고 말았소

급한 일 중요한 일 물론 많았지만, 그게 그리 필요했었는지…

 

난 이제서야 유난스레 우스꽝스런 계획을

지리산하고 안데스 산자락을 오르고 싶다고

멀리 지구 반대편 미국 땅에서...

왜 진작에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그 산자락 아래 살 적에

그 산들을 즐겨 볼 생각을 그렇게도 못했을까!...

 

한 십여년 쯤 지나서

또 그런 후회를 하고 있을런지, 

왜 그 때 맘껏 사랑하고 마냥 흥겨워하고

그냥 넉넉히 너그럽지 못했나 하고서

 

박은경

2021.06.06 11:41:41
*.90.141.135

그러니까요,,,저승에 가면 모두들 껄껄껄 하고 있답니다

좀 더 사랑할껄, 여기저기 다 가볼껄,,예전에 그걸 해 둘껄 하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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