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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 개관 1돌을 넘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사 부당채용으로 관장이 물러나고 검찰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연말 새 관장 공모를 앞두고 파행적인 직제와 전시기획 난맥상 등을 바로잡고 장기 비전을 제시할 적임자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관 본관 모습.

 

‘애물단지’‘골칫덩어리’란 굴레를 언제쯤 벗을까.

 

국립현대미술관을 보며 미술인들은 탄식한다. 지난해 11월 서울 소격동 옛 기무사터에 서울관을 개관하며 재도약을 알린지 1년여만에 미술관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특정 학맥 중심으로 파행운영을 거듭한 후과다. 서울관 개관전 ‘시대정신’이 서울대 작가 편중으로 논란을 빚더니 지난달 감사원은 정형민 전 관장이 학예사 채용에 개입해 서울대 교수시절 제자와 지인을 부당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 관장은 직위해제됐고,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69년 창설 이래 처음 미술관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제구실 못하는 미술관’이란 질타 속에 연말 새 미술관장 공모 절차가 시작된다.

 

■ 새 관장은 누가? 험난한 공모과정

 정 전 관장은 14일 열린 안전행정부 중앙징계위원회에서 2개월 정직 징계가 확정됐다. 징계 시효는 24일부터 내년 1월23일까지다. 그의 잔여임기가 내년 1월19일까지여서 복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문화체육관광부 쪽의 설명이다.

관심은 연말 시작될 관장 공모에 쏠린다. 문체부 쪽은 이르면 이달말, 다음달초 공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모와 심사위원 선정은 안전행정부가 주관한다. 세월호 사건으로 ‘관피아’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모 직종에 연관된 부서는 빠지도록 규정이 바뀐 데 따른 것이다. 일정대로라면 내년 1월말까지 새 관장이 확정돼야 하지만, 여건상 심사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관장 후보군에 대한 입담도 무성하다. 광주비엔날레 재단 대표를 지낸 이용우씨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을 지낸 정준모씨, 서울시립미술관장을 지낸 화가 유희영씨, 삼성리움부관장 이준씨 등이 유력후보들로 거론된다. 70년대 모더니즘 원로 작가들 이름들도 오르내린다. 한 중견작가는 “서울대 출신들 입지가 좁아지고, 홍대 인맥들이 뛴다는 소문이 돌지만, 참신한 이력을 갖춘 인재들이 없다는 한탄도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문체부 쪽은 외국 기획자 영입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만신창이 조직을 바꿔라

 새 관장이 임명되면 파행화된 미술관 직제부터 손대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미술관은 서울관 개관 이래 50건 넘는 전시를 치렀다. 서울관 전시만 20건에 육박한다. 지난달 관객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지만, 미술계와 언론 반응은 싸늘하다. 미술관 정체성과 장기적 비전을 담은 기획은 전무했다는 비판이 높다. 기형적인 직제 탓에 정체성은 커녕 기획 역량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들이다.

서울관은 개관 직전 학예직 및 전문인력 37명을 계약직으로 고용했으나, 과천 본관에 있는 정규학예직들과 교류는 거의 단절돼있다. 전시 실무 지원 인력은 거의 채용하지 않아, 학예사들끼리 서로 맡은 전시를 품앗이해주면서 스스로를 ‘잡예사’라고 부르는 형편이다. 법인화 논란의 그늘도 짙다. 정부는 지난해 수익사업과 예산·인사권 부여를 뼈대로 하는 미술관 법인화 법안을 발의했으나, 야당 등 반대로 국회 계류중이다. 법인화 여부가 미정인만큼 조직 운영의 불안정성이 크다. 서울관은 학예사들과 재계약을 추진 중이나, 정규직으로 갈지, 재계약 기간을 늘릴지 등이 불투명해 장기 기획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평론가 김영순씨는 “지난 10년간 국립현대미술관은 관료와 특정 학맥의 입김에 따라 관장들이 휘둘리면서 공공성을 방기해왔다”며 “미술계 현상들을 폭넓게 수렴하면서 흐름을 이끌어갈 대표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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