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징용의 땅' 사할린 첫 무대

조회 수 8402 추천 수 1 2014.10.12 00:03:20

사할린 동포들이 고대하던 콘서트는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리아로 시작됐다.

관객이 맞이한 '세기의 프리마돈나'는 우아하게 손동작을 그렸다. 짙은 원피스에 보석이 촘촘히 박힌 드레스는 무대 위 여제(女帝)에 빛을 더했다.

선율은 유즈노사할린스크의 안톤 체호프 소극장을 금세 매료시켰다. 한 많은 땅의 동포들 얼굴에도 어느새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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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미, 사할린 동포와 팬에게 감사 인사 (유즈노사할린스크<러시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11일(현지시간) '한인 징용의 땅'인 러시아 사할린에서 생애 첫 공연을 갖고 관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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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미 사할린 첫 공연 '매료' (유즈노사할린스크<러시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사할린에서 첫 공연을 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소프라노 조수미가 러시아 사할린 첫 무대에 섰다. 데뷔 28년 만에 '통한의 땅' 사할린에서 한인 후손들에게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았다.

500석을 가득 메운 청중은 곡이 끝날 때마다 시원한 박수로, 환호로 답했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모차르트 작은 별 변주곡'을 부르자 환한 표정을 짓더니 '내 고향 남쪽바다'로 시작되는 '가고파'에선 눈시울을 붉혔다.

고국을 떠올리는 듯 동포들의 눈망울은 어느새 그렁그렁해졌다.

두 손을 곱게 모은 조수미는 안정준의 '아리 아리랑'과 민요 '아리랑'을 선사했다. 동포들과 하나가 되고 싶다던 '아리랑' 소절에서 조수미는 깍지를 꼈다.

동포들과 섞여 앉은 러시아 관객도 공연에 매료된 건 마찬가지.

조수미는 아리랑에 이어 청중의 앙코르가 쏟아지자 조그만 쪽지를 꺼내 들었다.

"제가 러시아어를 하면 발음이 형편없지만 잘 들어주세요"

러시아 노래 '머나먼 길'은 그의 첫 사할린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조수미가 함께 부르자며 손짓을 보내자 청중의 노래가 무대 위 반주를 탔다.

사할린 무대에 선 조수미 옆에는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린 연주자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머나먼 길의 마지막에는 모두가 일어나 기립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딸과 함께 콘서트장을 빠져나오던 나탈리아는 조수미의 '아리랑'을 보기도, 듣기도 좋았던 최고의 곡으로 꼽았다.

콘서트에 앞서서는 한국과 러시아의 학생들이 축하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한국에서 온 국립전통예술중학교 학생들은 힘찬 사물놀이와 전통연희로 극장에 열기를 불어넣었고, 사할린의 에트노스 예술학교 학생들은 화답하듯 러시아 민속 무용으로 무대 위를 화사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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