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조회 수 6734 추천 수 1 2015.02.21 10: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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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항생제 과다사용이 항생제 내성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연간 2만3000여 명이 수퍼박테리아에 감염돼 사망한다. 



사람들 만병통치약처럼 써 '괴물세균' 탄생
가축 성장촉진 남용…95%가 '항생제 고기'
수퍼박테리아 감염 사망자 에이즈보다 많아 

죽여도 죽여도 죽지않는 박테리아가 있다.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고 오히려 항생제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만들어 다른 균에도 내성을 전달하는 균이다. 그 이름도 그야말로 거창한 수퍼 박테리아. 최근 수퍼 박테리아에 감염된 UCLA 내시경 환자 2명이 사망하자 항생제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게 어디 내 탓이냐"는 항생제의 억울한 사연을 20일 들어봤다. 

- 요즘 기분이 어떤가. 

"그리 썩 좋진 않다. 사람 죽는 게 어디 좋은 일이겠는가. UCLA 내시경 환자 2명이 감염된 박테리아는 가장 나중 단계에 사용하는 최고위 항생제인 '카바페넴'도 먹히지 않는 악종이었다. 카바페넴이 안 들으면 그 어떤 것도 이를 죽일 수가 없다." 

- 잘 좀 싸워보지 그랬나. 

 "아니, 말은 똑바로 하자. 세균이 얼마나 질긴지 당신은 모른다. 섭씨 90도가 넘는 온천수, 기압이 엄청난 심해, 산소가 전혀 없는 곳에서도 산다. 이런 세균들이 나 하나 처치하는 건 일도 아니다. 그리고 항생제를 쓰지 않는 병원이 있다면 모를까, 내성균이 없는 병원이 어딨나. 온갖 세균들이 실내에 퍼져 있는 데다 면역력 떨어진 환자들이 엉켜있는데…. 내가 '페니실린(1929년)'이란 이름으로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땐 인류 최고의 유산 어쩌고 하더니 너무하다." 

- 인류 최대 발명품이란 소리도 있더라. 

 "내가 2등이다. 지난해 영국에서 10개국 1만 명을 상대로 지난 80년간 세계를 바꾼 사건을 조사했는데 페니실린이 꼽혔다. 1등은 인터넷, 3등은 가정용 컴퓨터의 보급이다. 이런 소리까지 안 하려고 했는데 김영옥 대령, 내가 살렸다. 1944년 10월 프랑스 전선에서 손바닥에 총상 입은 김영옥에게 막 개발된 페니실린을 투여했다. 김영옥은 페니실린으로 치료받은 첫 번째 연합군 장병 중 하나다." 

- 우유랑은 궁합이 안 좋다고 들었다.

 "안 좋다. 우유에 들어있는 칼슘이 약의 체내흡수를 막는다. 항생제나 골다공증, 소화제, 감기약과 함께 복용해도 마찬가지다. 특히 변비약은 우유에 의해 코팅이 손상돼 약물이 대장으로 가기 전에 녹아버린다. 그냥 항생제는 물이랑 먹어라." 

- 항생제가 알러지를 치료할 수 있나. 

 " 무슨 항생제를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걱정이다. 오히려 항생제를 너무 많이 복용하면 알러지 발생이 높아진다. 시골과 도시에 사는 어린이 약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시골에서 여러 세균과 바이러스에 노출돼 면역력을 키운 아이들이 조금만 아파도 항생제를 먹는 아이들보다 알러지 발생 가능성이 작았다." 

- 항생제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불청객'은. 

 "임신 중에 항생제를 사용한 여성이 출산한 아이는 나중에 비만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컬럼비아 대학 조사에 따르면 임신 중기 또는 말기에 항생제를 사용한 여성이 출산한 아이는 7세 전 비만아가 될 가능성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84% 높다. 또, 여드름이나 눈병 등을 치료할 때 쓰이는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항생제를 장기 복용하면 치아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검은 줄이 생길 수 있다." 

- '항생제 고기' 무섭다. 

 "소나 돼지 등 가축들에 항생제 투여가 많다. 미국 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육류 및 가금류의 비율은 5% 이하다. 성장 촉진을 위해 가축에게 사용되는 항생제 중 사람에게 동일하게 사용되는 항생제 비율도 60%에 달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가 없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을 때 늘어나는 비용 부담을 고기 판매 가격으로 환산하면 최소 1파운드당 2달러에서 최대 2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수퍼 박테리아가 괜히 생긴 게 아니다." 

- 요즘 수퍼박테리아가 '연관검색어'에 올랐다. 

 "그놈은 진짜 장난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거듭하면서 돌연변이 '괴물 세균'이 됐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보다 얘가 더 세다. 지난 2005년 미 전국에서 에이즈로 사망한 사람은 1만2500명, 수퍼박테리아의 일종인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 감염 사망자는 1만8650명에 달했다. 뭐, 나도 할 말은 없다. 내가 수퍼박테리아의 원인이기도 하고, 유일한 해법이기도 하다." 

- 그래도 여전히 인기가 많다. 

 "인기가 너무 많아서 탈이다. 정도껏 해야지 날 너무 신봉한다. 나도 세균에서 나왔는데 '적당히' 좀 하라고 해도 말을 안 듣는다. 의사가 분명 복용기간을 알려줬을 텐데…. 자기들이 의사인가 보다. 집에 '마이신' 없는 사람은 없을 거다. 감기 걸려도 마이신, 여드름 나도 마이신, 눈 다래끼 나도 마이신. 일부 의사들은 환자들이 귀찮아서 그런지 일부러 항생제를 다량 처방하는 사례도 있다. 
그래, 다 내 죄(My Sin)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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