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과의 동행’ 펴낸 언론인 이훈 씨


                                                               -‘난중일기’ 읽으며 현장·숨결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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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인 이훈 씨

 
 “이순신을 뒤따라 가며 당시 생지옥에서 신음했던 백성들의 처절했던 삶을 추적해 보고 싶었어요.”

 ‘이순신 길’을 걸은 뒤 최근 <이순신과의 동행>(푸른역사)이란 책을 낸 이훈 (72·사진·전 <무등일보> 주필)씨는 19일 “주민들은 지금도 이순신 장군의 유적이나 전설을 자랑스럽게 들려주었다”고 말했다. 이순신 길은 경남 진주시 수곡면 원계리에서 시작돼 바다가 있는 전남 보성군 회천면 군학마을까지 280㎞(700리)에 이른다. 정유재란 때 조선 수군이 칠천량 해전에서 궤멸적인 타격을 입자, 선조는 이순신에게 삼도수군통제사 재임명 교지를 내렸다. 1597년 8월3일 이순신은 진주 손경례의 집에서 삼도수군통제사 재임명 교지를 받은 뒤 14박16일의 노정에 오른다.

 이씨는 2006년 전남 서남해안 800여㎞(2000여리) 갯길을 답사하면서 “이순신의 숨결”을 느끼고 <난중일기>를 다시 읽었다. 그는 일기를 읽으면서 과연 ‘이순신이 연해안 답사를 떠날 때 목표로 잡은 곳은 어디였을까?’, ‘이순신이 군영구미(軍營仇未)에서 회령포로 갈 때 육로로 갔을까, 배로 갔을까?’ 등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조경남의 <난중잡록>, 오희문의 <쇄미록> 등의 기록과 연구서 등을 찾아 읽고, 38년 기자 경험을 살려 현장을 취재했다. 그는 “이런 의문점들을 추적하면서 퍼즐 게임을 하듯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순신 길 취재기엔 “수군 재건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안고 바다를 찾아가는 인간 이순신의 고독한 모습”이 기자 특유의 역동적인 필치로 절절하게 담겨 있다.

 “옛 지명의 위치를 최초로 확인한 것도 있고, 학계에서 잘못 추정한 위치를 좀더 구체적으로 찾기도 했습니다.”

이씨는 1597년 8월7일치 ‘난중일기’에 나오는 ‘석곡강정’은 곡성군 석곡면 능파리 신대춘의 정자였던 능파정이었다고 보고 있다. 충무공이 4일간 머무른 박곡 양산항의 집은 보성군 득량면 송곡리 다전마을 양경춘의 집으로 보고, 그 집터를 대나무 밭에서 찾아내기도 했다. 충무공이 말에서 내려 발 벗고 건넌 찬수는, 구례읍 신촌마을과 순천시 황전면 용림2구 사이 섬진강 ‘나발목’이었다는 것도 현장에서 건져 올린 새로운 사실이다. 또 군영구미에 대해 학계의 추정과 달리 보성군 회천면 군학마을이라는 것에 대한 근거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8일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 주최로 이충무공 옛집에서 열린 독자와의 행사에 강사로 초대받아 이순신 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씨는 “요즘 영화 <명량>으로 이충무공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많은 분들이 이순신 길을 찾아 ‘인간 이순신’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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