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내일 비가 오겠군
페인트 견적을 보러 갔다. 오렌지 카운티의 레이크 포레스터(Lake forest)에서 산 쪽으로 10여 마일 들어가는 동네이다.
악수하며 자기들은 부부 음악가(Musicians)고 한 살 반 아이와 강아지 그렇게 네 식구라고 한다. 내 이름과 남편의 이름을 알려주고, 그들과 함께 집 내부를 돌아보며 페인팅을 어떻게 원하는지, 색상과 종류 등의 견적내용을 써서 주고 돌아왔다. 견적내용은 최상급재료비와 5일 세 사람의 노동비 그리고 실링(Ceiling)에 구름무늬를 원한다기에 섬세한 작업이라 견적을 세게 넣었던 것이다.
보통은 두세 사람의 견적을 받아 견적서를 비교한 후 결정하는 게 통례적 일이다. 해서 이 일은 경쟁이 심한 작업이기도 하다.
일주일 후 “OK!”라는 전화를 받고 일하기 시작했다. 이민 와서 이것저것 해보다 페인팅으로 종결짓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나. 힘들고 사다리를 타고 일해야 하므로 때로는 상당한 위험이 수반된다. 하지만 꾸준히 일이 연결되면 웬만한 작은 비즈니스만큼 수입이 따라온다. 무엇보다 이 일은 자유스럽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다.
남편과 조수가 해놓은 일을 잔소리하러 따라다니다가 롤러 부러시를 잡고 칠해보니 적성에 맞기도하고 또 도움이 되기도 해서 여자페인트쟁의가 되고 말았다.
이번 공사는 단층집이라 3일에 페인팅을 끝내고 천정에 구름을 그려야 하는데 솔직히 그런 주문은 처음이었다. 조수는 사다리를 잡고 남편과 내가 그림을 그려 나갔다. 어느 정도 일을 해놓고 천장을 쳐다보니 남편이 한 것과 내가 한 것이 많이 달랐다. 이것을 보강하기 위해 구름을 더 찍어 넣었다. 그러다 보니 천장은 온통 구름 덮인 하늘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내가 다시 쳐다봐도 푸른 하늘은 안 보이고 금세 비라도 쏟아질 하늘이라 싶었다.
오후 부부가 귀가해서 천정을 보며 “와우! 내일 비가 오겠군.” 그러면서 한참이나 두 부부는 천장의 구름을 뚫으러 지게 보고 또 보다가 “좋다!”고 한다. 나는 두 부부에게 “만일 당신들이 이 그림이 싫다면 천장 색상부터 다시 하겠다.”라고 했지만 정말 이 구름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이곳 미국 사람들은 속은 어떤지 몰라도 누구를 대할 때 상대에게 성의있고, 예의 바른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쳐다봐도 완벽한 작품은 아니다 싶었다. 결국, 미안한 마음에 우리가 청구한 금액을 반으로 뚝 잘라 청구서를 건넸다. 이때 두 부부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검소해 보이는 음악인 부부에게 절반으로 줄어든 지출의 의미는 기쁨과 고마움이었을 것이고, 우리 부부 또한 흐뭇했다.
그 후 그들은 여러 집을 소개해 주었다. 그중에 두 집은 구름 실링을 원해서 처음 실패작보다 훨씬 멋지게 그려내었다.
일이 끝내고 떠나면 서로가 그만이겠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그 일을 생각나듯이 그들도 가끔은 “아, 그 페인트.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메마른 캘리포니아에 내일은 비가 왔으면 좋겠다 싶다.
두둥실 구름이 떠 있는 하늘이 오늘, 유난히 멋있어 보인다.
페인트 견적을 보러 갔다. 오렌지 카운티의 레이크 포레스터(Lake forest)에서 산 쪽으로 10여 마일 들어가는 동네이다.
악수하며 자기들은 부부 음악가(Musicians)고 한 살 반 아이와 강아지 그렇게 네 식구라고 한다. 내 이름과 남편의 이름을 알려주고, 그들과 함께 집 내부를 돌아보며 페인팅을 어떻게 원하는지, 색상과 종류 등의 견적내용을 써서 주고 돌아왔다. 견적내용은 최상급재료비와 5일 세 사람의 노동비 그리고 실링(Ceiling)에 구름무늬를 원한다기에 섬세한 작업이라 견적을 세게 넣었던 것이다.
보통은 두세 사람의 견적을 받아 견적서를 비교한 후 결정하는 게 통례적 일이다. 해서 이 일은 경쟁이 심한 작업이기도 하다.
일주일 후 “OK!”라는 전화를 받고 일하기 시작했다. 이민 와서 이것저것 해보다 페인팅으로 종결짓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나. 힘들고 사다리를 타고 일해야 하므로 때로는 상당한 위험이 수반된다. 하지만 꾸준히 일이 연결되면 웬만한 작은 비즈니스만큼 수입이 따라온다. 무엇보다 이 일은 자유스럽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다.
남편과 조수가 해놓은 일을 잔소리하러 따라다니다가 롤러 부러시를 잡고 칠해보니 적성에 맞기도하고 또 도움이 되기도 해서 여자페인트쟁의가 되고 말았다.
이번 공사는 단층집이라 3일에 페인팅을 끝내고 천정에 구름을 그려야 하는데 솔직히 그런 주문은 처음이었다. 조수는 사다리를 잡고 남편과 내가 그림을 그려 나갔다. 어느 정도 일을 해놓고 천장을 쳐다보니 남편이 한 것과 내가 한 것이 많이 달랐다. 이것을 보강하기 위해 구름을 더 찍어 넣었다. 그러다 보니 천장은 온통 구름 덮인 하늘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내가 다시 쳐다봐도 푸른 하늘은 안 보이고 금세 비라도 쏟아질 하늘이라 싶었다.
오후 부부가 귀가해서 천정을 보며 “와우! 내일 비가 오겠군.” 그러면서 한참이나 두 부부는 천장의 구름을 뚫으러 지게 보고 또 보다가 “좋다!”고 한다. 나는 두 부부에게 “만일 당신들이 이 그림이 싫다면 천장 색상부터 다시 하겠다.”라고 했지만 정말 이 구름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이곳 미국 사람들은 속은 어떤지 몰라도 누구를 대할 때 상대에게 성의있고, 예의 바른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쳐다봐도 완벽한 작품은 아니다 싶었다. 결국, 미안한 마음에 우리가 청구한 금액을 반으로 뚝 잘라 청구서를 건넸다. 이때 두 부부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검소해 보이는 음악인 부부에게 절반으로 줄어든 지출의 의미는 기쁨과 고마움이었을 것이고, 우리 부부 또한 흐뭇했다.
그 후 그들은 여러 집을 소개해 주었다. 그중에 두 집은 구름 실링을 원해서 처음 실패작보다 훨씬 멋지게 그려내었다.
일이 끝내고 떠나면 서로가 그만이겠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그 일을 생각나듯이 그들도 가끔은 “아, 그 페인트.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메마른 캘리포니아에 내일은 비가 왔으면 좋겠다 싶다.
두둥실 구름이 떠 있는 하늘이 오늘, 유난히 멋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