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 아침

조회 수 83 추천 수 0 2022.12.30 19:19:28

        스크린샷 2022-12-30 오후 11.11.44.png

 

              세모(歲暮) 아침

 

                                       가원 유경순

 

 

   한해가 지나면서

   뜯어버린 열두 달의 나날들이

   머리 위에

   마음 위에 쌓여 있다

 

   눈이 쌓인 겨울나무는

   허리를 굽히고

   지난 계절의 냄새와

   먼지 되어 떨어져 버린 많은 날들을

   보듬고 껴안아

   불그스레한 얼굴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헐겁고 초라해진 모습은

   현실이 되어 나를 따라오고

   거울 속 미소 머금은 눈가에는

   황금빛 햇살을 타고

   작은 오솔길을 만든다

 

   희어져 버린

   가느다란 머리카락 위로

   안개꽃 되어 눈발이 흩날리고

   책상 위 은빛 작은 액자 속에서 웃고 있는

   아가들의 해맑은 웃음이 시간을 멈추고

   행복한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한다

 

   세월이 흘러가는 것과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한해가 저무는 나약해진 태양 앞에서

   잔바람이 되어 비켜가고 있는 것은

 

   그래도 내일이라는 희망의 새해와

   설렘이 있기에

   올해를 떠나 보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추천 수
132 나의 노래 유경순 2022-04-10 55  
131 봉숭아 유경순 2022-04-10 102  
130 저녁노을 유경순 2022-04-10 41  
129 생명 file 유경순 2022-04-15 89  
128 고독한 여자 유경순 2022-04-15 89  
127 동그라미 유경순 2022-04-16 85  
126 그대속의 그대 유경순 2022-04-17 97  
125 마중 유경순 2022-04-18 84  
124 발자국 유경순 2022-04-19 66  
123 젊은날의 노트 file 유경순 2022-04-19 87  
122 새벽 유경순 2022-04-19 100  
121 운향(구름의 향기) 유경순 2022-04-19 90  
120 4월의 달 유경순 2022-04-19 89  
119 불꽃놀이 유경순 2022-04-19 81  
118 인생 유경순 2022-04-20 83  
117 관계 file 유경순 2022-04-20 97  
116 가족 file 유경순 2022-04-20 86  
115 들꽃으로 산다 file 유경순 2022-04-21 108  
114 아버지의 커피 file 유경순 2022-04-22 99  
113 석양 file 유경순 2022-04-23 140  

회원:
5
새 글:
0
등록일:
2022.04.07

오늘 조회수:
0
어제 조회수:
0
전체 조회수:
19,436

오늘 방문수:
0
어제 방문수:
0
전체 방문수:
8,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