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 아침

조회 수 92 추천 수 0 2022.12.30 20:19:28

        스크린샷 2022-12-30 오후 11.11.44.png

 

              세모(歲暮) 아침

 

                                       가원 유경순

 

 

   한해가 지나면서

   뜯어버린 열두 달의 나날들이

   머리 위에

   마음 위에 쌓여 있다

 

   눈이 쌓인 겨울나무는

   허리를 굽히고

   지난 계절의 냄새와

   먼지 되어 떨어져 버린 많은 날들을

   보듬고 껴안아

   불그스레한 얼굴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헐겁고 초라해진 모습은

   현실이 되어 나를 따라오고

   거울 속 미소 머금은 눈가에는

   황금빛 햇살을 타고

   작은 오솔길을 만든다

 

   희어져 버린

   가느다란 머리카락 위로

   안개꽃 되어 눈발이 흩날리고

   책상 위 은빛 작은 액자 속에서 웃고 있는

   아가들의 해맑은 웃음이 시간을 멈추고

   행복한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한다

 

   세월이 흘러가는 것과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한해가 저무는 나약해진 태양 앞에서

   잔바람이 되어 비켜가고 있는 것은

 

   그래도 내일이라는 희망의 새해와

   설렘이 있기에

   올해를 떠나 보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4 인간시장 file 유경순 2023-01-29 56  
113 그대를 file 유경순 2023-01-23 51  
112 기다림 file 유경순 2023-01-23 56  
111 아버지의꽃 file 유경순 2023-01-23 74  
110 가난한 마음 file 유경순 2023-01-10 111  
» 세모(歲暮) 아침 file 유경순 2022-12-30 92  
108 새해 아침 file 유경순 2022-12-19 99  
107 첫눈 file 유경순 2022-12-14 43  
106 바위 file 유경순 2022-12-12 51  
105 가을아침 file 유경순 2022-11-29 50  
104 플라멩고 file 유경순 2022-11-27 37  
103 낙엽 file 유경순 2022-11-27 42  
102 만추 file 유경순 2022-10-23 50  
101 가을단풍을 바라보며 file 유경순 2022-10-23 38  
100 송편 file 유경순 2022-09-09 39  
99 노을 file 유경순 2022-09-01 23  
98 비와 여름꽃 file 유경순 2022-08-23 21  
97 8월의 어느날 file 유경순 2022-08-17 43  
96 소중한 아픔 file 유경순 2022-08-12 60  
95 황금별 사과 file 유경순 2022-08-12 62  

회원:
5
새 글:
0
등록일:
2022.04.07

오늘 조회수:
0
어제 조회수:
5
전체 조회수:
19,875

오늘 방문수:
0
어제 방문수:
3
전체 방문수:
8,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