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침
가원 유경순
아침이 영글어 가면서
이슬도 모으고
잔디도 다시 푸르른데
그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붉은 잎사귀들의 장엄함이
햇살속에 살아 있다
아낌없이
밤새도록
훨훨 훨 춤을 추며
아픔을 찢고 잉태한 그날로부터의 삶을
보이지 않는 날개를 달고
다시 내려놓는
아픔과 기쁨을
햇살속에서 보고 있다
바람과 비와
뜨거운 열기와
거칠게 몰아갔던 폭풍 마져도
숙연하게 받아들이던
하나의 생명이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테두리 속에서
밤의 어둠을
햇살로 바꿔 놓는다
투명한 사랑의 깊이를
우린 알수 없지만
내일의 삶을 이야기 하는것이
가을 아침에는
낙엽의 향기속에 할수 있다
아침 햇살속에 메마른 가지가
황금열매를 맺으며 피어난다
가을 아침에는 이야기가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