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을 바라보며
유경순
바로 눈앞
미간 사이로 떨어지는
곱게 물든 나뭇잎의
당당한 춤사위에
내 넋은 나가고 말았다
육십고지를 한참 지난후
계절을 지나며 느껴온
빛 바랜 날들은
슬그머니
세월 속에 묻혀 사라져 가고
푸르렀던 청년의 패기
영원할것 같았던
여름꽃의 진한 향기는
날들 이라는 커다란 묶음 속에
내려 놓아야 하는 것을
이 계절 속에서 읽는다
그렇게
가을단풍 같이 아름답게
떨어지는 아픔도 담담하게
흩어진 나의 영혼을 물들이는
삶의 가을을 만들고 싶은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