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시장
가원 유경순
세월을 풍미한
그대들의 날들은
얇은 고무막 속에
삐죽이 구겨져 들어가 있고
애써 못다 한
말들을 해야만 하는지
입속의 혀가
참을수가 없다
메아리 없는
꿈속 나라의 노래와
놓쳐버린 순간을
응시하는 그대들의 눈동자
불이 꺼지고
유리관이 열리면
뼈있는 서로의 말 한마디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시장터는 각설이타령으로 밤을 보낸다
삶이란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가는 것을 누군들 알겠는가
인생이라는 줄다리기 끈을
너도 붙잡고
나도 붙잡고
기웃기웃 거리며
서로를 바라보는 인간시장 속에
우리의 인생사가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