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시

조회 수 61 추천 수 0 2023.02.27 20: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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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의 시

 

             가원 유경순

 

안개 걷힌 수면이

잔잔한 2월의 아침을 맞는다

 

둥지 잠을 잔 거위들이

허기진 몸을 이끌고

차가운 연못 속에서

이른 하루를 시작하고

겨울의 끝자락 속에

버드나무 가지마다

여물지 않은 봄을 감추고 있다

 

긴 강을 건너고 있는 돛단배가

바람 부는 곳으로 흘러가듯

겨울을 저 멀리 뒷전으로 내밀고

조그만 발걸음을

한 발 또 한 발

 

땅속에서 삐져나올 새싹과

새순이 돋을 푸른 나무들은

훈훈한 봄 안갯속에

푹 빠지고 싶은 생명들을 위하여

2월은 기다림 속에

연녹색 징검다리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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