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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시
가원 유경순
안개 걷힌 수면이
잔잔한 2월의 아침을 맞는다
둥지 잠을 잔 거위들이
허기진 몸을 이끌고
차가운 연못 속에서
이른 하루를 시작하고
겨울의 끝자락 속에
버드나무 가지마다
여물지 않은 봄을 감추고 있다
긴 강을 건너고 있는 돛단배가
바람 부는 곳으로 흘러가듯
겨울을 저 멀리 뒷전으로 내밀고
조그만 발걸음을
한 발 또 한 발
땅속에서 삐져나올 새싹과
새순이 돋을 푸른 나무들은
훈훈한 봄 안갯속에
푹 빠지고 싶은 생명들을 위하여
2월은 기다림 속에
연녹색 징검다리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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