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우박

조회 수 49 추천 수 1 2023.06.15 19:11:34

              스크린샷 2023-06-15 오후 11.01.52.png

 

       여름우박

 

 

                  유경순

 

 

 

어디서부터 날아왔는지

낯선 얼굴로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차가운 마음이 되어

사방천지를 두들긴다

 

날콩만 한 얼음덩이가

길순이 개집 양철지붕 위

콩 볶듯 때리니

놀란 길순이는

꼬리를 내리고 후다닥

숲으로 도망을 간다

 

바짝 말라버린 땅바닥에

잎이 커 버린 나무들에게

구름 속의 햇살도

내 마음 조차에도

그렇게 모질 줄 몰랐다

 

불빛 더위는

지난겨울이 남기고 간 횡포인가

지구를 신음케 한다

세상이 아프다

우리를 슬프게 한다

 

또 떨어진다, 우박이

죽 끓듯 한 무더운 날씨 속에

여름우박은

생채기를 내면서

 

나른한 마음을 다그치며

두려운 물이 되어 흐른다

 

*6/6/2023. 오후 3시, 여름 우박(뉴욕 시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추천 수
32 꽃시장 스케치 file 유경순 2022-05-20 51  
31 그대를 file 유경순 2023-01-23 51  
» 여름우박 file 유경순 2023-06-15 49 1
29 클라우드 게이트 file 유경순 2022-05-14 49  
28 위로 유경순 2022-06-05 48  
27 인간시장 file 유경순 2023-01-29 48  
26 가을나무 file 유경순 2022-05-16 47  
25 나무의자 file 유경순 2022-05-19 47  
24 오페라 file 유경순 2022-05-16 44  
23 새해아침 file 유경순 2023-12-21 44 1
22 첫눈 file 유경순 2022-12-14 43  
21 낙엽 file 유경순 2022-11-27 42  
20 저녁노을 유경순 2022-04-10 41  
19 푼타카나의 바닷가 file 유경순 2023-08-18 40  
18 송편 file 유경순 2022-09-09 39  
17 가을단풍을 바라보며 file 유경순 2022-10-23 38  
16 여름수채화 file 유경순 2022-07-07 38  
15 플라멩고 file 유경순 2022-11-27 37  
14 유월의 신부 유경순 2022-06-14 36  
13 8월의 어느날 file 유경순 2022-08-17 36  

회원:
5
새 글:
0
등록일:
2022.04.07

오늘 조회수:
0
어제 조회수:
0
전체 조회수:
19,335

오늘 방문수:
0
어제 방문수:
0
전체 방문수:
8,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