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조회 수 74 추천 수 0 2022.08.07 19: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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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연

 

              유경순


  인연은

  잡초가 자라듯

  계절이 가고 오고

  비가 오고 눈이 오고

  철 따라 철새가 이동하고

  도랑물이 어디론가 흘러가 버리고

 

  그 속에서도

  하루해가 뜨면

  맑은 공기 속에 심호흡하며

  누군가와 마음과 마음을 엮고

  몸을 부딪치며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서로가 알아가기엔

  너무도 많은 가지가

  이리저리 삐죽삐죽

  상처가 나고

  흠이 파여도

  갈고 또 갈아

  울타리를 만들어 낸다

 

  맑은 수액이

 

  똑

  똑

 

  촉촉한 인연이라는

  가느다란 동그라미가

  마음을 가두고

  긴 세월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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