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조회 수 74 추천 수 0 2022.05.10 19:29:59

청국장.jpg

 

     청국장

 

                      유경순

 

 맑은 물에 새단장하고

 콩깍지 겉옷은

 세상의 먼지 털어내듯

 훌훌 벗어버리고 맨몸이 되었다

 

 뜨뜻한 아랫목에 몸을 감싸고

 한 많은 여인처럼

 기다림에 깃들어진

 몸뚱어리를 움켜쥐고 앉아 있다

 

 얼마를 참아야 하는지

 인고의 고통은 무디어져만 가고

 삭아져 꽃피우는 인내는

 서로의 몸부림 속에

 끈끈한 인연을 만들어낸다

 

 냄새나는 인간들의

 불편한 현실은

 삐죽삐죽 쭉정이일 뿐

 힘들지만 승리는 나의 것이다

 

 갖가지 표정들을 다 볼 수 있어 좋다

 그대의 구수함의 중독 속에

 인생의 진한 진실을 맛보게 한다

 알곡에서 익어가는 삶의 노래를

 너에게서 듣는다

 

 다시 맛보고 느끼고 싶은

 행복한 맛이다

 


 

***청국장은 우리의 깨끗한 삶의 

맛 냄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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