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조회 수 71 추천 수 0 2022.05.17 19: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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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시계

 

                          유경순

 

시계추를 다시 감고

자르르 떨어지는

하얀 공간의 가장자리에서

잘록한 허리를

빛도 없이 서광을 만들고

일곱빛깔 몸매가

푸른 유리병 안에서

요염하다

 

비 온 뒤

만들어 낸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는

선남선녀의 구슬픈

노래이거늘

 

세월을 가루 낸

인생의 가루는

저마다 흩어지며

조그만 구멍을 향해

비집고 아귀다툼을 한다

 

어디로 떨어지는지

모르는 낙숫물이 되어

바닥으로 내동댕이친

몸둥아리들이

다시 침묵하며 잠을 잔다

 

젊음은 내 안에

아집을 틀고 자리 잡지만

황혼은 삐 덕 그리며

요란히 찾아온다

꼬부라진 지팡이의

손잡이가

육신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긴 터널을 지나

모래밭에 도착하며

꿈을 꾸듯이

삶을 뒤돌아 감아 들고

무지개빛 삶의 흔적이

파도 되어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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