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조회 수 91 추천 수 0 2022.05.22 13:59:12

바닷가에서.jpg

 

 

 

    바닷가에서

 

             유경순

 

감당하지 못했던 마음은

출렁이는 파도 속으로 묻히고

얼굴에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이야기한다

 

포구를 이어주는

긴 다리는

수평선의 끝자락을 이어

하늘과 닿아 세상을 만들어 내고

그 위로 나막신 구름이

조신하게 흐른다

 

구슬프게 내뱉는 갈매기의

고동색 울음 속에

수평선은 내 눈썹에 걸리고

먼바다는 해돋이 마을로

둥지를 튼다

 

파란 하늘에 비친

청감색 바다는

검푸르게 물들어 가고

긴꼬리를 남기고 떠나는

내 방랑은

하얗게 하얗게만

부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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