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미문단》 문학상
서용덕 시인
2017년 《한미문단》 신인상
수필부문 가작 정복성
서용덕 시인 정복성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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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제5회 <한미문단> 문학상 심사평
명계웅
(문학평론가. 한국문협 미주지회 상임고문)
가을은 가고 겨울바람과 함께 <한미문학>의 심사평이 나오는 계절이다. 한 해의 마무리 행사는 출판기념회와 같이 글 잔치를 심사하는 일은 조심스러우나 신명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공모편수가 다소 줄어들어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한 작품 한 작품 읽어 내려가며 눈에 번쩍 띄는 수작들도 없어 비교적 고민 없이 선택했다. 언제라도 그랬듯이 올해도 자연친화적 정서를 노래하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 아마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것이 시의 전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서정성은 풍부한데 그 속에 삶의 진정성이 빠져 있는 작품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서용덕 시인은 알래스카에서 식당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시간 날 때나 용돈이 떨어질 때면 가끔 다른 식당에 가서 일한다고 한다. 그만큼 서 시인은 다른 사람보다 마음이 여유롭다. 그런 서용덕 시인에게서 이런 시가 눈에 다가왔다.
//돈이 돈을 사야/돈이 돈을 만드는 게 쉬워/숫자 걸어둔 기적의 그물코 만들어/뺑뺑이 굴러 나온 번호 그물에 걸리면/돈벼락 맞았다는 복권이다// -복권 중 서용덕
부유함이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꿈이다. 그것을 벗어나 작은 소유의 여유를 느끼는 자유스러움에서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돈벼락이란 뜬구름의 행운과 꿈꾸기를 잡기 위해 벌떼처럼 복권을 구입하는 이중성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마음이 허전하면 툭 튀어나온다/외로움이 장난을 친다/헛소리가 날 때도 있지만/초점 없는 그림을 그리다가/끄적끄적 적어 놓는다//-낙서 중 서용덕
낙서가 아니다. 삶의 한 단면을 노래하고 있다. 혼자일 때 스스럼없이 알몸을 드러낸 자신의 이야기, 그 속에는 사랑과 그리움. 미움과 증오의 때가 고스란히 다 들어 있다. 시가 갖고 있는 미덕을 골고루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인생이란, 작가의 말처럼 염불이 사랑의 잿밥일 것이다. 빠른 호흡과 탄탄한 긴장미로 상황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영상미로 재현하고 있다. 비유와 상징, 아이러니들의 조합이 치밀하고 자연스러워서 숨 가쁘게 따라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눈에는 눈물이 맺히는 감동의 드라마를 시어로 짜내는 솜씨다.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면 리듬감이 느껴지는 시어들은 가슴에 스르르 감겨온다. 시는 시인에게 걸맞은 가락을 지니는 특징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 시의 리듬이란 인간의 호흡과 같으며 흡사 시인 자신의 얼굴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어떤 마력과도 같은 것이다.
2017년 한미문단 문학상에 당선한 서용덕 시인에게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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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제5회 <한미문단> 문학상 신인상 부문
명계웅
(문학평론가. 한국문협 미주지회 상임고문)
인간은 생로병사라는 대명제를 가지고 있는 살아간다. 젊을 때는 철없이 호기를 부리며 인생이 다 내 것인 양 떠들다가 나이가 들면서 그동안 무엇을 위해 살아왔느냐는 원초적인 의문과 인생에 대한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그 순간을 한 삽씩 퍼내며, 작가는 스스로 현실을 글로 그려내고 있다.
전체 작품들을 살폈는데 비교적 편차가 심해서 1차 예심에서 10여 작품 정도밖에 안 나왔으며 3차 예심까지 남은 작품은 2편이었다.
“한집안의 중요한 혼례이고 경사인데 허수아비 주례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강박과 책임감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왕 하기로 하였으니 내친김에 늘 마음속에 담아 온 생각을 이러한 기회에 한번 털어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어정쩡한 주례사 중/정복성
화자는 주례를 어떻게 하는지 예비지식과 견학이 필요하여 남의 결혼 식장 몇 군데를 점잖은 옷차림으로 구경 다닌다. 그리고는 주례사를 ‘부부 일심동체’라 하는데 ‘부부이심 이체’라 고 했다. 그리고는 화자의 느낌 즉 두 사람이 한 몸같이 화목하라는 뜻인지 알겠지만 실제로 둘이 하나가 되려면 한쪽이 늘 죽어 참으면 아무 마찰과 탈이 없을 것이라는 생활의 진리를 말한다. 그리고는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와 대문호 톨스토이의 부인을 설명하며 <여성>지에 주례내용이 게재된다.
“허술한 옷차림으로 코스코 매장에 자주 들린다. 거기서 시식쟁반에 늘어놓은 맛보기를 서슴지 않고 집어먹는 버릇이 생겼다. … 입에 당기면 두서너 번 다시 들려 아예 간식으로 챙기곤 한다. … 손님들이 들끓는 곳의 화장실에 들어가 앉아 있는데 밖에서 누가 문을 아무리 두들겨도 태연할 뿐 초조감이 전혀 없다.” -노인의 추태 중/정복성
노인이 되어서 삶의 진정성과 치열함이 잘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주제와 상(像)이 참신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따뜻했거나 좋은 추억거리를 작품으로 남길 것도 있어야 하는데, 노인의 진부한 풍경만 그려내어 완성도가 낮아졌다. 오히려 긴장미가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았다. 서사적인 수필인 것에서라도 상상력이 발휘되고, 그 속에 깊이가 있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찾아야 하는데, 전 내용을 일반적인 내용으로 끝내고 말았다. 일상적인 소제라 당선작 없이 가작으로 결정했다.
내년에는 멋진 작품이 탄생하리라 믿으며 내년을 기대해 본다.
축하드립니다.
서용덕 시인님, 정복성 수필가님
이 결실의 계절에 커다란 수확을 하셨습니다. 미국에 살고있는 문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한미문단상>이니까요.
숱한 시간 창작의 인고를 겪으셨으니, 오늘은 함박 웃어도 좋겠습니다.
두 분 작가님을 위하여 건배!